나와 지니, 둘이 키운다
지니는 새끼를 낳은 후 거의 박스 안에만 머물렀다.
화장실을 가는지도 알 수 없을 만큼 조용했다.
다음날 아침,
덮어둔 천 사이로 지니의 뒷발이 삐죽 나와 있는 걸 봤다. 웃음이 나면서도 ‘살아있구나’ 싶은 안도감이 밀려왔다.
천을 들추자, 다섯 마리 새끼들이 젖을 빨고 있었다.
박스가 조금 작아서, 지니의 다리는 그대로 밖으로 나와 있었던 거다.
밥을 주면 먹기는 했지만, 박스 안에 직접 그릇을 넣어줘야만 겨우 몇 입 떠먹었다.
아기들을 지키느라 바깥엔 눈길도 주지 않는 모습이 애틋했다.
박스 앞 천을 덮어두었기에 앞에서
‘지니~’ 하고 조심스레 부르면
‘냐옹~’ 하고 대답이 돌아오는,
우리만의 작은 암호 같은 것도 생겼다.
그리고 저녁,
박스 안에 새끼들만 있고 지니가 보이지 않았다.
처음으로 아이들과 떨어진 시간이었다.
놀라서 아파트 뒤편을 찾아다니다 지니를 발견했다.
바닥에 떨어진 음식물 냄새를 따라 나간 것 같았다.
“지니야!”
부르자 쪼르르 달려왔고, 나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
그날부터 우리는 ‘함께 돌보는’ 공동육아를 시작하게 되었다.
지니가 머물던 공간은 습하고 어두운 곳이었다.
아파트 구조상 하수구 배관이 있는 곳이라 계속 물이 내려가는 소리도 들리고 흙이 축축했다.
혹시 습한데 있으면 지니나 새끼들에게 안 좋은 게 아닐까 걱정은 끝이 없었다.
결국, 스티로폼 박스를 새로 만들어줬다.
마침 분리수거날이라 큰 박스를 하나 구해와 씻고, 종이를 깔고, 천장을 우드락으로 덮어 최대한 따뜻하게 만들었다.
기존 박스 옆에 두고 살펴보던 중, 날씨가 쌀쌀해진 날 아이들을 스티로폼 박스로 옮겼다.
다행히 지니는 망설임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들도 조용히 몸을 말았다.
그날 밤, 지니는 내 앞에서 처음으로 바닥에 누웠다.
그루밍을 하고, 눈을 감고,
며칠 동안 긴장에 꽉 잡혀 있던 몸이
그제야 살짝 풀린 듯했다.
그렇게 우리는 아주 잠시,
평화를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