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감자 한상자.
친가, 외가, 시댁 식구까지 통틀어서
누구도 농사짓는 분이 단 한분도 안 계신다.
철마다 계절 식자재를 친척들로부터
공급받는 사람들은 참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많다.
얼마 전 아빠의 후배분께서
퇴직 후 농사를 지으시는데
아빠께 햇감자를 두 박스나 보내주셨다.
덩달아 우리 집에도 한 상자가 왔다.
싹이 나고 썩기 전에 먹어야 하는 사명감으로
모든 국과 반찬에 감자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고도 아직 반상자
무엇을 만들어 먹는 게 좋을까.
감자로 만드는 음식은
죄다 살이 많이 찔 것만 같은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