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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블로 May 21. 2023

기필코 성공, 하지만 나답게


필명으로 사용했던 기필성은, '기필코 성공한다'에서 따온 것입니다. 제 친구는 우스갯소리로 김일성이냐며 놀리지만요. 별로 궁금하지 않으실 수 있지만 이 필명을 쓴 이유는 긍정확언 때문입니다. 김승호 회장, 켈리 최 회장 등 국내외의 성공한 CEO들의 하루 루틴 중에 꼭 있다고 하니까요. 성공 하고 싶은 사람으로써, 그리고 브랜드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써, 아 이건 내가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필명으로 만든 것이죠.



하지만 성공에 대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공을 노력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불행한 현재를 살 수 밖에 없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남들의 욕망을 욕망하는 상황이니까요. 하루 2시간 일하고 100만원 벌기라거나 월 1천만원 벌기 챌린지 등 저도 의미없는 자기계발 소용돌이에 휘말려 목적 없는 노력을 계속 하고 있었습니다. 




돈을 많이 벌고 나면 하고 싶은 것이 뭘까?



저 스스로 질문을 했습니다. 답이 안 떠오르더라고요. 남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을 소유하겠다는 것 이외에는 떠오르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문제라고 느끼기 시작했죠. 중년을 향해 가는데 '난 아직도 내 자신을 하나도 모르는구나' 라고요.



목표를 만들기 위해서, 아니 그것을 넘어 인생을 잘 살기 위해선, 나 자신을 이해하는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살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나를 아는 것입니다.



저는 원래 퍼스널 브랜딩을 하려고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글쓰기가 가지는 위대한 힘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마음공부를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마음 공부를 하다보니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남도 사랑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고, 내가 누군지 모르기에 남도 누군지 알 수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무엇보다도 내가 나를 제대로 인정하지 못하면서 무슨 목표와 성공을 이야기할까 라는 깨달음도 있었습니다.



지난 주 제가 매우 좋아하는 배우인 류승범 배우가 유퀴즈에 나왔습니다. 영화 <베를린> 이후 활동이 없어 무척 궁금했었는데 너무 멋진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살고 계시더라고요. 아내와 함께 슬로바키아에서 살면서 힐링을 했다고 합니다. 10년 동안요. 성공한 배우였고, 가진 것도 너무 많은 배우였을 텐데요. 트렁크 두 개만 들고 다닌다고 합니다. 물욕이나 소유욕이 크지 않은 것 같았어요. 아내도 마찬가지고요.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성공은 류승범 배우처럼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지키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필코 성공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나답게요.



예전에 기필성이라는 필명을 쓰며, 처음에는 참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입에도 착착 감겨 사람들에게도 인식되기 편하잖아요. 위에 언급한 것처럼 긍정확언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 건방진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정의하는 성공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감히 성공을 입에 담는다는 것이 하룻강아지 같다고 할까요.



가족, 친구, 관계, 그리고 저의 취향 같은, 제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이 가치들을 마음 속에 소중하게 품고 사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경제적 자유라거나 파이어족이 되는 것은 그것을 잘 지켜나가며 현재를 살아낼 때 따라오는 보상이고요.



더 힘을 빼보려고요. 제가 지키고 싶은, 지향하는 가치를 위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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