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챗봇, 봇 통합, 젠틀파이, 챗봇, 인공지능, AI, 챗봇기획
19년 들어 정말 많은 챗봇이 등장하고 있다. 실패도 성공도 지식도 온전히 개별 회사의 몫이지만, 지주회사나 상위브랜드 입장에서는 하위브랜드의 봇런칭이 고마운 한편, 우려가 생기기 시작한다. 개별 봇들이 통합/상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퀄리티를 제대로 표현 못하는것 같기도 하고, 이름도 제각각이고, 돈도 더 많이 드는것 같기만 하다. 유저도 개별 챗봇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다. 여기나 저기나 같은 회사 같은데 왜 자꾸 여기서 안된다고 하고 다른데 가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통합챗봇을 만들면, 통합/상위 브랜드 입장에서는 통합서비스로 만족도를 높이고 운영비도 절약할수 있으며, 유저입장에서는 한번에 서비스 받을수 있으니 공급과 수요 모두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셈이다.
서로 편하자고 만들었는데, 여러봇이 하나로 합쳐질 때 복잡도가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도심에 떡하니 서있는 백화점 매장을 생각해보자. 립스틱하나 살래도 여기저기 1층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발라본 다음, 운동화 사이즈를 교환하러 갈때는 화장품매장에서는 접수 안해주고, 5층 운동화 매장까지 기어코 올라가야 한다. 매장마다 별도로 운영되기 때문인데, 온라인 챗봇도 봇들을 그냥 한곳에 모아만 두면 이와 비슷한 현상이 발생한다. 아래 예시처럼, 여러봇을 말그대로 붙어만 두면, 유저는 봇을 이리저리 옮겨다니면서 시간을 허비할수 밖에 없다.
1) 시스템(검색, CS 등)의 통합
챗봇으로 가장 많이 하는 것 중의 하나가 검색이다. 금융사의 통합챗봇에서 "제일 싼 예금 상품 뭐야?"라고 유저가 물어봤을 때는, 마치 네이버에서 통합검색이 되는 것처럼, 모든 서브 브랜드의 모든 제품이 검색되어 나와야 한다. 또, 하부브랜드챗봇에서 "제일 싼 예금 상품이 뭐야?"라고 문의한다면, 그 브랜드의 제품이 제일 먼저보이기는 하겠지만, 다른 계열사 제품도 함께 보여주는 게 맞다. 왜? 통합 챗봇이니까. 이를 위해선, 하부브랜드들이 하나의 검색시스템에서 걸러져야 - 즉, 검색 시스템이 통합되어야 한다. 나한테 맞는 보험상품을 추천해달라고 했는데, 은행의 보험상품은 추천시스템 안에 없다면 은행관계자도 싫고, 유저도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 시스템 통합되어야 통합챗봇이 나오는게 당연하게 아니냐고 반문할수 있겠지만, 실제로 아닌 경우가 훨씬 많다. 통합은 해야겠고, 시스템통합은 시간/비용이 너무 들기때문에 봇만이라도 먼저 통합하려는 움직임이 더 많다. 그렇지만,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문제는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CS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통합몰 내에서 책을 사다가, 수영복을 반품한다 해도 반품이 되게 레거시가 준비되어 있다면, 챗봇이라는 인터페이스는 상대적으로 개발하기 수월하다.
2) 자연어 엔진 구조 : 다중봇과 단일봇
시스템이 통합되었다 해도, 자연어를 처리하는 여러개의 봇을 통합한다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니다. 여러개의 봇을 사용할 것인지, 하나의 봇에 다 짜집기해 넣을 것인지 결정하기 위해 장단점을 살펴보자.
우선, 장기적인 확장성을 고려했을 때는 다중봇을 사용하는 것이 낫지만 반응속도도 문제가 되곤 한다. 다중봇일 경우 봇이 넘어가는 속도가 있고, 인텐트처리를 위해 3개 이상의 자연어엔진 봇을 통과해야 할 경우도 있다. 봇자체의 완결성이나 속도를 보면 단일봇이 낫다해도, 도서명, 노래제목, 브랜드명 등 엔티티(키워드)의 갯수가 너무 많을 때는 다중봇 설정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기도 한다. (엔티티 의 총 갯수를 늘리기 위해서다) 상용 자연어엔진에서는 약 3만~10만개의 엔티티를 하나의 봇에 넣을수 있으니 다중봇, 단일봇 중 선택시에는 반드시 하부 브랜드들의 엔티티 규모를 먼저 파악해 보기 바란다. 뒤에 언급할 얘기지만, 운영의 분리를 위해선 다중봇이 나을 수 있다.
3) 운영의 문제
통합봇의 운영은 많은 이해관계자가 걸린 복잡한 문제다. 하나의 플랫폼에 다양한 관련팀이 있다 보니 회의로 담당자 정하는데만 두세주가 훌쩍 지나간다. 가장 좋은 방법은 모두가 평화롭게 각자 정확히 분리된 업무를 하는 것이지만, 모든 업무가 그렇듯 봇 운영에도 Gray Area가 있다. 자연어엔진을 브랜드별 각자 관리할 지, 컨텐트나 엔티티 업데이트는 각자할지 따로할지, 스몰톡은 각자할지 따로 할지 업무분담이 선행되어야 운영업무를 고려해서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 분리운영이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어 있지 않다면 결국 애먼 한 사람이 모든 운영을 책임져야할지 모른다. 한번 건드렸다가 전체가 챗봇이 오작동하는 경우도 많이 경험들 해봤을 테니 엔진 운영을 어떻게 할지도 진중하게 고려해야할 요소다. 운영주체를 먼저 정의하고, 분리 운영이 가능하도록 운영툴을 만들거나, 통합부분과 개별부분은 분리해서 구축하는 방법부터 고려해 보자.
4) 통합 퍼스널리티 (브랜드 페르소나, 가이드라인) 구축
통합봇인 이상 하나의 퍼스널리티가 필요하다. 서브 브랜드의 컨텐츠 개별성을 제한하지 않더라도, 하나의 브랜드로 모두가 커뮤니케이션 한다면 당연히 통합 퍼스널리티가 준비되어 한다. 여기서, 챗봇을 위한 캐릭터명이나 이름이 별도로 준비되지 않아도 괜찮다. OO금융 챗봇은 OO금융 챗봇이어도 되는데, 굳이 '☆☆봇'같은 이름을 짓고 유저를 학습시키느라 고생하지 않길 바란다. 다만 브랜딩 차원에서는 고객대응 일관성 차, 챗봇 성격을 규정화하고, 상하 브랜드간 공유/단일화할 필요는 있다. 통합 퍼스널리티는 브랜드 퍼스널리티, 비주얼 퍼스널리티(이미지- BI, 캐릭터)까지 다양한데, 프로젝트가 시작될때쯤 함께 준비하는 편이 좋겠다. 시나리오를 작업할 때 말투에 의해 응답이 작성되므로, 구축후반기에 허겁지겁 카피 바꾸느라 일을 두번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통합챗봇을 만드는 것은 통합앱을 만드는것과 유사하다. 금융사건 통합브랜드이건, 통합챗봇을 만드는 것 이전에 통합된 시스템이 구축되는 것이 먼저다. 시스템 통합과 운영 주체 결정이 선결되었다면 그 후는 이제 디테일 싸움이다. 포스팅 하나로 세세한 예외사항을 다룰수 없어 큼지막하게 정리된 모양이지만, 적어도 위에 언급된 것들이 정리 되었다면 이제 수행업체나 경험있는 전문가를 만나서 디테일에 살을 붙일 타이밍이 되었다. 아,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 지금 시작해도 오픈은 내년이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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