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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젠틀파이 제이미 Jun 04. 2019

오프라인 매장챗봇, 7가지 고려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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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까지 고객 대응업무의 25%가 챗봇 무인화가 될 거라 가트너에서 예측했듯, 고객 대응 최전선인 오프라인 매장의 챗봇 진입은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롯데리아, 맥도널드의 키오스크 채택률이 60%를 넘어서는 등 임금 상승, 24시간 고객대응의 시대적 변화에 힘입어 무인화의 바람이 거세다. 은행과 콜센터에서도 지능형 소프트웨어와 챗봇으로 저렴하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나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무인 고객 대응 서비스가 이제 시작점에 있다는 점이다. 신기술은 기술적 한계와 실제 유저 반응 검증이 어려운 이유로 사용성에 어쩔수 없이 한계를 보일수 밖에 없다. 매장에서 신미디어와 기술이 인간의 경험이 격차를 보이는 순간, '대화형 인터페이스'는 좀 더 나은 경험을 전달할 수 있으며, 이를 적용키 위한 고민과 전략을 고민한 타이밍이 왔다.



챗봇을 매장에 써야하는 이유:

사람은 부담스럽지만 여전히 도움이 필요하다.

아이돌 샤이니 키는 전화공포증이 있다더니, 요즘 젊은 세대는 면접 보기도 어려워 한다고 한다. 세대를 구분할 것도 없이 매장 직원의 관심, 대화 자체가 싫은 사람도 많다. 에어컨을 사고 싶다는 나의 절친은 사람한테 물어보는게 너무 싫어 챗봇이 빨리 '사람구실'을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아무리 직원과 대화하고 싶지 않다지만 어쩔수 없이 물어볼 것이 있긴 하다. "25평형 에어컨이 매장에 있나요? 다른 색깔은 없나요?" 저기 디스플레이된 제품은 얼만지, 어떤게 가장 잘 팔리는지도 궁금하다. 옷 살 때 나와 잘 어울리는지 누가 옆에서 확신을 주면 결정하기 쉬웠던 경험,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것이다. 매장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나의 니즈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도우미'가 필요한 셈인데, 이를 대화형 봇이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형태로 또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



챗봇, 매장 도입 시 고려사항   

1) 챗봇의 역할 정의

챗봇이 무얼 담당할 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기술이 도달하지 못한 부분까지 봇에게 떠 넘기면, 얼마 못 가 창고 구석에 처박힐 운명이 된다. 이 옷이 나에게 어울리는지 안어울리는지 봇이 알면 좋긴 하겠지만, 현재 기술로는 쉽지 않은 역할이다. 현재로서는, 고객이 한번을 물어보더라도 만족감을 느낄수 있는 몇 개의 분야로 한정하는 것이 좋겠다.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한발자욱 한발자욱. 실시간 재고량이라든지 가능 컬러 옵션이라든지, 이번주 매장 인기 상품이나 같이 잘 팔리는 제품 추천 정도도 좋을것 같다. 복잡한 요구사항, 컴플레인은 역시 사람이 해야 하며, 봇의 문제 발생시 사람이 대응하는 등, 사람과 봇의 역할 분담은 명확히 하도록 하자.


2) 음성 vs 텍스트

테드 창의 소설, '사실적 진실, 감정적 진실'에서 프로그램에 내리는 명령을 마음-하위 발성-으로 내린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발성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물며, 잘 못알아들었어요 라고 봇이 답변하면 그 난처한 상황을 누가 겪고 싶을지. 발성자체를 꺼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여전히 음성과 텍스트는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되어야 한다. 더불어, 봇과 사용자의 대화를 길게 이어가는 것 보다는 고객의 쇼핑 경로(journey)에서 체류 시간, 이동 루트, 보았던 제품들을 파악, 요청에 앞서 부가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편이 합리적일 수 있다. 즉, 세련된 대화의 기술보다 유저가 필요한 것을 예측하여 제공하는 기술에 집중하는 것이 봇의 활성화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3) 물리적 고려사항

∙ 소음 : 음성을 적용하기로 했다면 주변 소음이 예상보다 큰 문제가 되곤 한다. 쇼핑몰처럼 오픈된 공간이나 유동인구가 많으면 주변 소음으로 인해 음성인식(STT)이 오작동하거나 아예 음성을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나오는 스피커들이 모두 집 중심인 것도 소음과 무관하지 않으니 환경에 맞는 STT 기능 테스트가 반드시 필요하다.


∙ 접근성과 위치: 봇이 움직일 것인가 고정될 것인가? 이동형인 경우는 커버리지가 넓을수 있으나 오히려 물리적인 공간을 많이 차지할수도 있고 동력도 문제가 된다(충전하느라 일을 못한다면 낭패다). 고정되면 몇대가 어디에 놓여야 할까? 벽, 테이블, 키오스크 혹은 카트에 붙일 것인가? 모바일앱에 넣을까? 하마셴셩은 QR코드로 제품정보 조회와 구매를 동시에 할 수 있는데, 하마셴셩처럼 고객이 QR코드 스캔시 나타나게 할수도 있다. 하드웨어의 내구성, 효율성도 고려해야겠지만, 유저의 경험이 어디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이뤄질것인가를 도메인별로 고민할 필요가 있겠다.


4) 리테일 테크

리테일 테크 : 안면인식, 모션센싱, 자연어대화, 감정표현, AR, VR, QR 등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는 스마트 로봇 카트 ‘일라이’를 선보였다. 음성 인식 기능이 있기 때문에 고객이 문의를 하면 매장 내의 상품 위치를 검색하여 고객을 해당위치로 안내할 뿐 아니라 결제까지 해준다. 세븐일레븐 브니AI 자연화대화, 안면인식, 이미지·모션 센싱, 감정 표현, 스마트 결제 솔루션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미AI 스타트업 케이퍼는 결제 기능 포함, 해당 제품의 세일정보를 알려주거나 다른 상품들을 제안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불편없는 완벽한 경험을 원하기도 하지만, 이질적인 새로운 경험 자체도 고객을 이끈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이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신선한 즐거움을 주는것도 고객을 매장으로 이끄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스타트렉 수준의 엄청난 혁신을 보여줄 필요는 없으나 새로운 경험을 실어나를 정도의 유의미한 새로움은 필요하다. 매장의 새로운 경험들이 그 매장의 가치를 이끌수 있다.

케이퍼 (Caper) 스마트카트의 인터페이스


5) 비용: 투자 대비 효율성

이제 우리 모두가 아는 아마존고, 아마존고 1호점 매장을 오픈하는데 100만달러(한화 약 12억)가 들었다고 한다. 고비용 기술의 적용은 매장 운영 자체에 부담을 준다. 최근 트렌드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가 유기적으로 결합, 일체형(seamless) 경험을 요구하기 때문에 신기술 적용단가가 예상외로 높을 수 있다(챗봇 구축 자체만으로도 적지 않는 돈이 든다). 기술은 초기에 진입할수록 비용이 크기 때문에 단계적 접근 전략이 필요할수 밖에 없다.



6) 챗봇의 지적 퀄리티(지적자본)

매장혁신의 상징인 츠타야서점 대표 마스다 무네야키는 '츠타야 서점은 책을 파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곳'이고 정의했다. 단편적 예를 들면, '남자가 요리한다'는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기 위해 이를 구현할 요리 도구, 요리 클래스, 책을 한꺼번에 큐레이션하는 방식이다. 츠타야서점의 라이프 스타일 제안은 지식(지적자본)을 갖춘 접객 담당자(concierge)가 담당하는데, 장기적으로는 그 역할을 챗봇이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여기서 현실적인 문제는 대화 그 자체보다는 '챗봇의 지식 수준',  즉 지적 수준이다. 한국말을 아무리 잘해도 내가 알고 싶은 것을 모르면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것처럼,  날씨, 뉴스, 문화, 라이프스타일, 가치를 포함해, 고객을 대응하는 챗봇이 일반인과 대화하고 제안할 지적자본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  해당 매장이 고객에게 제안하는 무엇을, 챗봇이 전달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지식 베이스(Knowlege base)를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 챗봇 차별화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다.  


7)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고려 

노년층의 디지털 소외현상이 적지않게 언급되고 있다. 신기술 적용시, 장애인, 노약자, 아이를 어떻게 소외시키지 않을 것인가까지 생각하기 어렵다. 생각이 미치지 못해, 학습데이터에 없었던 아이들의 목소리는 음성봇이 알아듣기 어려울 수 있고, 키오스크나 디스플레이의 높이가 장애인을 소외시킬 수 있다. 또한 일정에 쫒겨 런칭한 서비스의 인터렉션은 디지털환경에 뒤처진 노년층을 위한 고민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신기술은 약자를 위한 배려가 늘 뒷전으로 가 있지만, 우리에게는 함께 사회를 누려야 할 약자가 있고 시혜자적인 입장이 아닌, 동등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그들을 위한 배려와 노력이 필요하다.



언제 매장에서 챗봇을 만나게 될까?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2002)의 쇼핑몰 진입 장면 -  홀로그램 챗봇

챗봇을 적용하려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매장 직원과의 인터렉션을 피하는 고객 성향을 반영한 언택트 마케팅, 그리고 기술에 의한 생산성 향상이다. 언택트 마케팅의 현실은 냉혹하기에 많은 기업들이 챗봇을 검토하고 기대하고 있으나 마케팅을 대체할 수준에 이르기 까지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이며, 챗봇에 의한 생산성 향상도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다. 벌써 2년 반이 넘은 아마존고는 여전히 대화형 인터페이스(알렉사)가 채택되지 않고 있다. 위에 언급된 다양한 이슈가 해결되지 않은 채 엉켜있기 때문일 터다. 무엇보다 비용 이슈, 소음 등 물리적 이슈, 발성의 부담, 챗봇의 지적 퀄리티 등의 전반적인 향상이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실험적 런칭을 넘어 실질적 매장내 챗봇 채택이 이뤄질 것이다. 다행인 것은, 각개 이슈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업계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다. 생각보다 빠르게 만날 수 있을것으로 본다.  



오프라인 매장 관련, 아래 세 책을 추천한다.

지적 자본론 - 마스다 무네아키 : 매장의 철학, 오프라인 매장의 갈 길에 대해서 공감할 수 있다

리테일의 미래 - 황지영 , 온라인 쇼핑의 종말 - 바이난트 용건: 미래의 리테일 매장에 대한 전망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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