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의 제왕
그나마 내가 이 회사에서 정 붙이고 다닐 수 있는 건
90분의 긴 점심시간 때문이 아닐까 싶다.
방금은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세트를 먹고
맥플러리하나 사들고 내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도 아직 50분의 넉넉한 시간이 남았다.
출근하는 5일 중 4일은 혼자 먹는다.
점심시간은 나에게 굉장히 소중한 개인 시간이다.
어떤 이들은 점심시간도 사회생활의 일부라며
꼭 누구와 같이 먹어야 하는 거 아닌가 말하지만
모르겠다, 나에게는 굉장히 소중한 개인 시간이라고 생각하기에
혼자 먹는 게 너무 편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빨리 먹고 와서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점심 이후를 위한 리차징에 집중할 수 있다.
물론 신입사원 때는 달랐다.
누군가 같이 안 먹으면 안 될 거 같아서 급하게 약속을 잡기도 하고
어떻게든 끼어서 같이 식사를 했다.
3~4년 차 때부턴가
혼자 샌드위치를 사들고 오던가
회사 옆에 작은 밥집을 가서 혼자 먹기 시작하니 그것에 익숙해지게 되었다.
아니 그렇다고 내가 회사 사람들과 사이가 안 좋거나 한건 아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나. 여하튼, 내 기준으로 그 누구도 껄끄러운 관계는 없다.
혼자 점심을 먹는다 해서 사내 부적응자가 되는 그런 불상사는 없다.
그래서 매번 노래를 부른다.
제발 사내 식당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물가도 너무 비싸고 맨날 뭐 먹을지 고민하는 것도 힘들고
하지만 아직까지 내 사내 식당은
회사 옆에 있는 맥도날드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