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겪는 혼자의 시간
※ 2025년 6월에 쓴 글입니다.
얼마 전, 사랑하는 아내가 하늘나라로 먼저 떠났다.
언젠가부터 가장 두려웠던 일이 바로 아내와의 이별이었지만, 그것이 그렇게 빨리 현실이 될 줄은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다.
이제 나는 혼자가 되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60년 넘게 살아오면서 혼자 살아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어릴 때부터 결혼 전까지는 부모님과 살았고, 결혼 후에는 아이들이 생겼다가 출가시킨 뒤에 아내와 15년 동안 단둘이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았다.
친구들 중에는 타지에서 유학하거나 일하느라 혼자 살아본 이들도 많았지만, 나는 그런 경험이 없었다.
그래서 이제야 느낀다.
‘아, 혼자 산다는 게 이런 거구나.’
아직 혼자 지낸 시간이 길지 않아서 그 외로움이 절절하게 다가오지는 않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깊이 느껴질 것 같다.
혼자서 해야 할 일이 꽤 많다.
장보기, 요리, 설거지, 빨래, 청소… 예전엔 둘이 나눠하던 일이었는데, 이젠 모두 내가 혼자 해야 한다.
청소나 설거지는 그나마 익숙하지만, 요리는 아직 어렵다.
그래도 아내가 떠나기 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몇 가지 기본 요리를 가르쳐준 덕분에, 두부 부침, 카레라이스, 볶음밥, 순두부찌개, 김치찌개, 배추된장국 정도는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시장 반찬가게에서 밑반찬 몇 가지만 사 오면, 한 끼 식사는 무리 없다.
아직은 가족들과 친구들이 식사 자리를 함께 하려고 일부러 신경 써주고 있다.
참 고맙고 따뜻한 일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래서 요즘 생각하고 있는 게, 식사 문제가 해결되는 실버타운으로 이사 가는 일이다.
아침은 집에서 과일이나 야채, 빵, 커피 정도로 간단히 먹고, 저녁은 실버타운 식당에서 먹으면 되니, 점심만 어떻게든 해결하면 된다.
옷도 마찬가지다.
나는 평생 내 옷을 직접 사본 적이 없다.
어머니와 아내가 늘 챙겨줬다.
이제는 나 스스로 입을 옷을 고르고, 사야 한다.
이발도 그동안은 두 달에 한 번 했지만 (물론 아내가 중간에 집에서 다듬어주기는 했다), 앞으로는 한 달에 한 번씩 하려고 한다.
괜히 ‘남자가 혼자 살면 저렇게 추잡하게 되는구나’ 하는 소리를 들을까 봐,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싱글맘이나 싱글대디가 아이를 더 엄격하게 키우는 심정과 비슷하달까.
그런데... 귀지는 도대체 어떻게 파야 하지?
무엇보다, 나는 아내가 내게 남긴 말을 늘 되새기며 살고 있다.
“씩씩하게 살아요.”
그래서 오늘도, 씩씩하게 살아보려고 한다.
#혼자산다는것 #나혼자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