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일로 시작되었다.
외출하려고 차에 짐을 싣고 찐한 햇빛 아래에 있는 차를 그늘진 곳으로 옮긴 것이 시작이었다.
주차를 하고 있는데 동네 어른신 한 분이 다가오는 것이 백미러로 보였다.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시다 이쪽으로 다가오신 건 이유가 있어서이다.
나를 보고 환하게 웃으시면서 뒷바퀴에 바람이 없는 것 같다고 하셨다.
정말 그랬다.
뒷바퀴 하나가 힘이 없는 듯 푹 꺼져 있었다.
타이어 바람을 넣으면 되겠지 했다.
생각해 보니 자동차 타이어에 바람을 넣어본 기억이 없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크게 3가지 방법이 있다.
자동차 수리점 가면 무료로 넣어준다. 눈치 보일 수 있다.
셀프로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람 넣는 장비를 직접 구입해서 사용한다.
죽전 가는 길에 있는 타이어 수리점이 생각났다.
타이어 바람을 좀 부탁했다.
타이어를 살펴보시더니 차를 올려서 봐야겠다고 하신다.
타이어에 바람을 넣으시고 타이어를 돌려시면서 액체를 묻힌 붓으로 검사를 하셨다.
이전에 수리한 흔적이 있고 여기서 다시 바람이 빠진다고 하셨다.
즉, 교체를 해야 하는 것이 좋다고 하신다.
지금 당장 교체를 해야 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바람이 계속 빠질 수 있다고 하셨다.
자동차에 아는 것이 별로 없는 나는 그렇게 하겠다고 하는 수밖에 없었다.
타이어 종류를 물으신다.
적당한 것으로 골라달라고 부탁드렸다.
일반적인 13만원 타이어와 사계절용 15만원 타이어가 있다고 하신다.
무슨 차이가 있는지 정확히 물어보지 않고 사계절이라는 용어가 좋아 15만원을 선택하였다.
2개이므로 총 30만원이다.
교체에 10분정도 걸린다고 하신다.
작업이 시작된다.
1. 뒷바퀴 2개를 차에서 분리한다.
2. 뒷바퀴를 커다란 원통에 눞여서 올려 휠을 고정시켜 타이어를 떼어낸다.
3. 새로운 타이어는 2층 또는 3층에서 기계를 타고 1층으로 내려온다.
4. 새로운 타이어와 휠을 합체시킨다.
5. 앞바퀴 2개를 차에서 분리한다.
6. 앞바퀴와 새로운 뒷바퀴를 swap 한다. 타이어를 좀 더 오래 사용하기 위해 이렇게 한다는 얘기를 주워 들은적이 있다.
7. 4개의 바퀴를 다시 차에 부탁한다. 바퀴마다 나사가 6개정도 있는 것 같다.
저 나사가 제대로 조여지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무서운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작업을 마무리 하시면서 다른 바퀴 2개도 상태가 안 좋다고 하신다. 운전을 많이 하냐고 물으시길래 주말에만 탄다고 대답했다. 나머지 바퀴 2개는 언제 교체해야 하는 것일까?
결제를 하고 영수증을 받았다.
30만원이라는 가격만 적혀 있다.
새로 산 타이어의 모델명은 타이어에 적혀 있는 것일까?
차에 타고 운전을 시작한다.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넣고 타면 뭔가 우뚝 솟은 느낌이 난다.
비슷한 느낌이다.
p.s. 1
인연인가.
동네 어르신은 지난번 와이어 교체를 도와주셨던 그 분이다.
p.s. 2
왜 타이어에 바람이 빠졌을까?
수평주차를 자주 하면서 보도블럭에 타이어를 몇 번 긁어서 그런 것 같다.
난 수평주차가 싫다.
p.s. 3
수리 중에 택시가 와서 타이어 몇 개를 싣고 갔다.
어디로 간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