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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건 Feb 13. 2020

매일 브런치에 쓰는 이유.

1. 매일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다. 이 글이 14일 차이다.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렵다. 매일 소재를 떠올려야 하는 스트레스가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을 업로드해야 할 때는 참으로 속상하다. 그럼에도 서서히 습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날이 갈수록 글을 쓰는 데 쓰이는 불필요한 정신적 에너지는 줄어든다. 1차 목표인 한 달을 쓰는 동안의 5부 능선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럴 때 한번쯤 왜?라는 질문을 던져 보는 것은 참으로 시의 적절하다. 


2. 왜 브런치인가? 왜?라는 질문을 두 가지로 나누어 먼저 브런치에 대한 답을 해보자. 


첫째, 글을 쓸 때 방해받는 요소가 적다. 

집중이 잘 되는 흑백의 화면

 페이스북이나 블로그에서 글을 적을 때는 들어가는 과정이나, 글을 쓸 때 정신을 사납게 하는 요소가 많다. 그러나 이 하얀 화면에 들어오면 글을 쓰기가 참 편해진다. 


 둘째, 글이 써지지 않을 때 읽을 좋은 글이 많다. 주로 브런치에 글을 쓰는 과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브런치 메인의 글들을 쭉 읽어본다. 마음에 드는 글에는 댓글을 달고, 모든 읽은 글에는 하트를 누른다. 글을 쓰다보니 보니 깨달은 것인데, 잘 읽히지 않는 글도 쓸 때는 노력이 필요하고 잘 읽히는 글은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브런치에 작가가 되어 발행하는 글에 보내는 신뢰이다. 이후에 글쓰기 창으로 들어가 글을 쓰기 시작한다. 생각보다 많은 영감을 글을 읽는 1차 과정에서 얻는다. 


 셋째로, 좋은 질의 독자이다. 많은 글쓰기 플랫폼이 있다. 그중에서도 독자와 저자 모두 검증된 사람이다. 많은 브런치 이용자가 작가이거나 작가 지원을 하는 중이다. 여기서 작가는 브런치에 글을 발행할 수 있는 작가를 말한다. 그러다 보니 글에 대한 애착이 많고, 달리는 댓글도 따듯하다. 뜬금없는 이상한 핀트의 댓글이 아주 없진 않다. 그러나 그 비율이 상당히 적다. 대게의 댓글은 큰 힘이 되고, 동기를 얻는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댓글이 달릴 때 얻는 행복감은 덤이다. 


3. 왜 매일 글을 쓰는가? 그럼 이제 질문에 마지막 파트 글을 쓰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첫째, 글을 쓰기 위해 소재를 찾게 된다. 마지막 남은 핀란드를 밀도 있게 보내고 싶어 시작한 글쓰기다. 매일 글을 써야 하니, 더 관찰하려고 노력한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칠 일들도 항상 메모를 남긴다. 분에 메모장에 많은 아이디어와 글감이 적혀 있다. 다만 그 글감이 하나의 글로 완성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보지 못했을 영감의 순간을 글쓰기 덕분에 매번 보게 된다. 


 둘째, 생각이 정리된다. 현재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14개월의 핀란드 생활을 마무리하고 있다. 갑자기 전공을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여름에 지원한 인턴은 떨어지고, 본교에서 인턴생활을 하기 위해 자리를 찾는 중이다. 첫 번째로 컨택한 연구실 인턴도 하기 어려울 것 같다. 다시 다른 연구실에 컨택을 계획 중이다. 새로운 전공에 부전공에 벌려 놓은 일은 많고, 너무도 다양한 관심사로 지금까지 졸업에 관련 없는 교육학, 심리학, 말하기 교양 수업을 많이도 들었다. 1년 안에 졸업하는 게 거의 미션 임파서블 수준이다. 그 와중에 시작한 일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고집도 있다. 피곤한 인생이다. 하나의 전공에서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 하는데, 너무 많은 관심사에 그저 그런 제네럴 리스트가 되고 있지는 않은가 걱정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글을 쓰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이 좌충우돌의 상황은 나중에 글감이 될 것이라 믿고 있다. 수많은 관심사가 글쓰기라는 실타래에 얽히고설켜 "나"라는 특별함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과학고를 나와 재료공학을 전공하고 뇌과학을 부전공으로 하다가 교육학 수업에 관심이 많아 핀란드까지 가고 컴퓨터 공학으로 전공을 바꿀 생각을 하며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은 세상에 많이 없다. 그게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리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신뢰이다. 어떤 신뢰인고 하니 나를 믿는 신뢰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것을 하나 뽑으라 하면 내가 나를 믿어주는 신뢰이다. 어릴 때는 부모님과 선생님의 역할이 크다. 운 좋게 훌륭한 부모님과 선생님들을 만나며 나를 믿을 수 있는 환경에서 성장했다. 성장한 이후 배운 자신을 더더욱 믿을 수 있게 하는 방법은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내가 나와 정한 약속을 지킬수록 나를 더 믿게 되고, 더 큰 도전을 할 수 있다. 더 큰 도전을 이루기 위해서 더 어려운 약속을 나와 정한다. 언제나 모든 것은 순환이다. 이 좋은 순환에 윤활유를 더하고 있는 것이 매일 쓰는 글이다. 14일째 글을 쓰고 있다. 내가 나와 정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목표를 정했으면 포기하지 않는다. 목표를 정할 때 신중하게 정하되, 일단 정한 목표는 끝까지 한다. 졸업이 1년 남았고, 이 시기의 모두가 그렇겠듯이 불안하다. 그럴수록 글을 쓴다. 


 글을 꾸준하게 쓰는 나를 보며 그 불안함이 조금씩 사그라든다. 매일 쓰고 있다. 꾸준하게 뭔가를 하고 있다. 다른 것도 할 수 있다. 꾸준하게 글을 쓸수록 내가 믿음직 해진다. 한번 돌아보니 뿌듯하고, 앞으로의 여정길에 박차를 가할 힘이 생긴다. 한 달을 목표로 일단 꾸준히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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