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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건 Feb 17. 2020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를 방지하기 위한 5가지 방법.

매일 쓴다. 나와의 약속이다. 30일을 해보자고 약속했다.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특히 어제는 더욱 그랬다.


어제는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었다. 새벽 4시가 넘어서야 글을 마감했다. 당연히 오늘 좋은 컨디션이기 어렵다. 글을 빼먹지는 않았기에 최악은 면했다. 그러나 과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글의 질도 만족스럽지 않다.


앞으로 2주가량 남았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사람은 실수를 한다. 실수를 하고 그냥 넘어가는 사람과 실수를 반성하는 사람으로 나뉜다.


분명 비슷한 상황을 다시 마주할 것이다. 바보 같이 글을 미리 쓰지 못한 나의 의지력을 탓하지 말고, 적절하게 설정하지 않은 환경을 탓하자. 다음에 비슷한 상황에 대비해 보자.


1. 계획 세우기, 데일리 플랜/리포트.


위기가 닥쳤던 이유는 계획이 철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제 상당히 바쁜 일정이자, 감정적인 날이었다. 일정을 보자면, 아침에 자전거를 중고로 팔았고, 점심을 먹고 봉사 동아리 Aiesec의 나의 마지막 세미나를 진행했다. 세미나를 마치고 친구들과 굿바이 파티를 위해 요리를 준비했다. 이후에는 친구들을 마지막으로 만났다. 그 일정 중 글쓰기에 따로 시간을 할애한 시간은 고작 1시간. 세미나 시간 중 앞에서 진행을 맡은 시간을 제외하고는 글쓰기에 할애할 계획이었다.


처음 할애한 1시간 동안 글이 잘 써지지 않았다. 그렇게 투박한 대강의 아이디어만 나온 상태에서 세미나에 참석했다.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글을 쓰겠다는 생각은 참으로 바보 같은 생각이다. 영어로 생각을 하고 영어가 계속 들리는 과정에서 한글로 생각을 정리해 글을 쓰는 것은 왼손으로 세모를 그리면서 오른손으로 네모를 그리는 과정이다. 어렵다.


2. 메타인지


적절한, 개인에게 잘 맞는 좋은 계획은 메타인지를 바탕으로 한다. <완벽한 공부법> 사례에 의하면 공부를 가장 잘하는 집단과 공부를 다른 집단을 나누는 가장 큰 척도는 메타인지이다. 공부를 잘하는 집단의 경우 본인이 뭘 알고 뭘 모르는지, 특정한 과제를 수행하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지 알고 있다. 그렇기에 적절히 시간을 배분할 수 있다.


이번 학기 유난히 위기가 많았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메타인지 때문이다. 글 쓰기와 코딩, 새로운 분야를 시작했다. 계획을 세우지만, 시간 안에 과제를 끝내지 못한다. 이 정도 코딩의 과제라면 1시간 이면 끝내겠다는 생각으로 계획을 세우지만, 코딩을 해본 적이 없으니 얼마나 걸리는지 알 방법이 없다. 2시간~3시간이 지나도 끝이 나지 않는다. 그러니 다른 과제들이 뒤로 밀리고 일이 산더미 같이 느껴 저 그 일 자체에 파뭍인다.


현재 글쓰기에는 대략 하나의 글에 아무리 짧아도 2시간, 조금 더 정성을 들이는 경우 3시간 이상 필요하다. 아우트라인이 잡혀 있는 경우에도 1시간 이상의 시간은 매번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계획을 세우자.


추가로 자신의 감정 상태에 대해서 고려를 하는 것 역시 상당히 중요하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감정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어제의 사례를 다시 살펴보면, 1년 동안 타고 다니던 자전거를 판매하고, 마지막 세미나에 마지막 친구들과의 작별 인사다. 충분히 감정적으로 변할 만한 상황이다. 감정적으로 변하면 일의 효율성은 압도적으로 떨어진다. 그게 인간이다.


감정적으로 변한다고 해서 본인을 책망하지 말자. 오히려, 이를 미리 알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더 현명하다.


3. 중요한 일은 일과의 앞에 배치하기.

출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

책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는 일을 중요도와 긴급도의 2가지 척도로 나눠 총 4가지로 일을 분류한다. 긴급한 일과 중요한 일 중 어떤 것을 먼저 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알듯, 긴급한 일보다는 중요한 일을 먼저 해야 한다.


글쓰기는 현재 딱히 급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일이다. 미래를 고려할 때 글쓰기 능력을 향상하는 지금의 글쓰기는 아주 효율적인 투자이다. 중요한 일보다 급한 일을 먼저 하면 단기간 내에는 그 방법이 통할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매우 비효율적이다. 눈 앞에 일에 급급해 계속 그 앞의 과제만을 해결하고, 큰 계획을 보기 어려워진다.


이 우선순위는 하루의 일과를 계획할 때 역시 마찬가지이다. 아침부터 중요한 글쓰기를 미리 끝내 놓으면 마음도 편하고, 적절한 시간 여유가 있기에 심리적으로 감당할 수 있다.


4. 도피 현상 직면 시 전략 만들기


그러나 어제는 시간을 적절히 배치하지 못하고, 마지막으로 변경했다. 모든 세미나와 파티를 끝내고 집에 돌아온 시간은 12시. 씻고, 글을 쓰려고 하니 12시 반이다. 글을 쓰기 싫다. 이때 도피 현상이 나타난다.


"도피 현상"은 내가 정의한 용어로, 전형적으로 해야 할 일이 하기 싫을 때 유튜브를 보거나 웹서핑을 하는 가장 비효율적이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출처 <습관의 힘, The power of habit>

<습관의 힘>의 내용을 빌려 설명하자. "하기 싫다."라는 신호가 입력되었을 때 내가 가지고 있는 반복 행동 중 하나는 유튜브나 웹툰으로 도피하는 것이다. 보상으로 고통스러운 하기 싫다는 생각을 잊게 된다. 몸에는 정말 해롭지만 달콤한 사탕이다.


 이미 시간에 쫓기고 있는 상태였다. 30분쯤 유튜브를 보고 나서 정신을 차린다. 시간이 더 없다.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공부하기 싫다"의 강도는 더 강해진다. 다시 유튜브를 시청한다. 공부하기 싫어서 유튜브를 봐서 공부하기 더 싫어져서 유튜브를 더 본다. 환장할 노릇이다.


이때 <습관의 힘>의 저자 찰스 두히그가 제시하는 방법은 대체할 반복 행동을 만드는 것이다. 신호가 왔을 때 이를 의지와 노오력으로 극복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인간의 뇌의 구조에도 맞지 않는다. 한두 번은 의지로 극복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자신만의 전략이다. 현재 내게 잘 적용되는 방법은 2가지이다. 첫째는 피아노다. 하기 싫을 때 피아노 한두 곡을 연주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공부할 마음이 생긴다.


 둘째는 25분만 하기다. Pomodoro Technique이라는 방법을 원조로 한다. 공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25분 공부 후 짧은 휴식을 가지며, 짧은 시간 동안 무엇을 얼마나 공부했는지 따라가는 방법이다. 나는 약간 변형을 했다. 언제나 가장 어려운 것은 시작이다. 시작한 이후에는 관성에 의해 지속하기 어렵지 않다. 하기 싫을 때 딱 25분만 하자.라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다. 오랫동안 하기는 싫지만 딱 25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쉬워진다. 25분만 하고 그래도 정말 하고 싶지 않다면 오늘은 그냥 넘어가는 것이다.


25분을 하고 나서 쉬는 시간을 가지면 그 이후 대부분은 지속할 수 있었다. 정말 그러고도 도저히 못하겠다면 몸 상태가 그 날은 아닌 것이다. 과감하게 예외를 주자. (물론 아직까지 그런 적은 한 번도 없다.)


문제는 이 방법들은 하기 싫은 정도가 중상 레벨까지만 적용된다는 것이다. 최고로 하기 싫은 날에는 이 방법이 적용되지 않고 유튜브로 도피한다. 이 최고 레벨에 대체 반복행동을 계발할 필요가 있다. 브런치에 들어가 좋은 글을 읽거나 신박사 TV를 들어가 욕을 한 바가지 먹고 나면 좀 나아질 수도 있을까 싶다.


좋은 방법이 있다면 댓글로 추천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5. 세이브 원고 만들기.


마지막으로 세이브 원고를 만들어야겠다. 어제와 같이 시간적 감정적으로 글을 쓰기 어려운 날이 있다. 미리미리 해놓아서 시간적 여유를 만들거나, 세이브 원고를 만들면 좋다.


정말 하기 싫은 날, 세이브를 만들어 놓으면 그것을 사용하는 달콤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글쓰기에 초점을 맞추어 작성해 보았지만, 뭐든 하기 싫을 때 참고하면 좋은 방법일 것이라 생각한다. 잘 될 때는 누구나 잘한다. 잘 안될 때도 하는 사람이 더 좋은 성과를 내는 사람이다. 이 글을 있는 독자들은 후자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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