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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건 Aug 13. 2020

지금보다 행복해지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행복하지 않을 때 '당신이 지금부터 행복해질 수 있는 5가지 방법' 등의 글을 보때처럼 울화통이 터지는 상황도 없다. 그 내용을 실천해보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으며, 내용을 몰라 행복하지 않은 것이 절대 아닌데 말이다. 지금 당장 내가 너무 힘들고 괴로운데, 마치 손가락으로 스냅 한번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 것처럼 주변에서 이야기하면 그 위로는 위로가 아닌 고문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행복도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나 역시 지난 시간 동안 행복하려는 노력을 잊고 살았다. 그러나 힘이 들고 괴로울 때도 지금 당장 행복해질 수는 없어도, 지금 보다 아주 조금은 더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행복이란 대체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조금 이나마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행복의 그래프를 그려, x축을 시간, y축을 행복의 양으로 놓고 y축의 +를 행복, y축의 -를 불행이라고 생각해보자. 

내가 최근에 느끼는 행복이란 이 정도 될 것 같다. 기쁜 순간들도 꽤 있었지만, 그 기쁜 순간들은 주로 좋은 성적이 나왔을 때, 책이 펀딩을 받았을 때 등 좋은 결과에 의한 것이었다. 그에 반해 힘든 순간들은 공부를 해야 하는데 못할 때, 그리고 글을 써야 하는데 글을 쓰지 않고 딴짓을 하고 있는 나를 보고 있을 때(미룰 때)였다. 


전체 +의 양과 -의 양을 합쳐보면 당연히 -의 양이 많다. 나만 특별하게 힘든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왜 그럴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의 양을 -의 양보다 더 많게 만들 수 있을까? 


0. 인간은 원래 부정적인 것에 더 예민한 동물이다. 


2000년 사회 학자 데이비드 마이어스는 '부정적인 연구'와 '긍정적인' 연구의 비율을 조사했다. 1976년부터 2000년까지 발표된 심리학 논문을 비교해 보았다. 이중 분노에 대한 논문은 5,584편, 절망에 대한 논문은 54,040편이었고, 기쁨에 대한 논문은 515편, 행복에 대한 논문은 2,000편, 삶 만족도에 대한 논문은 2,300편에 불과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p18


인간은 본래 부정적인 편향을 가지고 있다. 같은 정도의 금전적 이득, 손실을 입었을 때 인간은 이득에서 얻은 기쁨보다 2~3배 정도 큰 양의 슬픔을 손실에서 얻는다고 한다. 또한 위에서도 볼 수 있듯 인간은 행복에 대한 연구보다는 불행에 관련한 연구에 훨씬 더 많은 초점을 맞추었다. 즉, 실제로 느끼는 고통의 비율 보다 더 많은 비중으로 고통을 인지 하고 있을 수 있다. 50가지의 고통스러운 순간과 50가지의 행복한 순간이 있었다면, 40가지의 고통스러운 순간과 20가지의 행복한 순간을 기억하고 있었을 것이다. 고통에 더 예민하게 반응했을 것이다. 


1. 긍정적인 일에 더 초점을 맞추려는 노력을 해보자.


그래서 우리는 의식적으로 긍정적인 일들에 예민해져야 한다. 그것은 억지로 본인의 상황을 긍정하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모든 인간은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편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되려 긍정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상황을 더 객관적으로 보려는 노력에 가깝다. 


2. 감사


긍정적인 일에 더 초점을 맞추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의식적으로 감사할 일을 찾는 것이다. 20세기 최고의 과학자 중 한 명인 스티븐 호킹은 그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감사할 줄 아는 마음으로 유명하다. 아래 인터뷰를 한번 살펴보자 


기자: 병마가 당신을 영원히 휠체어에 묶어 놓았는데 운명이란 녀석이 너무 많은 것을 빼앗아 갔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호킹: 제 손가락은 여전히 움직일 수 있고, 제 두뇌로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평생 추구하고 싶은 꿈이 있고, 저를 사랑하고 제가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습니다. 
호킹: 그리고 저는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p112


이 인터뷰 이후 현장은 박수소리로 가득 찼다고 한다. 정말 대단한 감사의 힘이다. 몸이 아프다는 시련이 있었음에도 호킹은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 자신이 감사할 일은 없는지 찾아보았다고 한다. 


진실하게 감사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은 인생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3. 행복의 기준


또한 내게 있어 행복의 기준은 내가 세운 기준에 따라 달라졌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의 최고봉을 디폴트 값으로 놓고, 그 노력만큼을 하지 않았을 때 스스로를 책망했다. 그러나 아주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나도 나이고, 그렇지 못한 나도 나이다. 

그러니 지나치게 자신에 대한 기준이 높다면 그 행복 기준선을 조금 여유 있게 조절해도 될 것이다. 위의 그래프와 같은 그래프다. 행복과 불행의 기준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을 낮추고, 상대적으로 적은 성취에도 행복을 느끼려는 노력을 해보자. 똑같은 일들에도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전체 느끼는 행복의 양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모든 시간을 집중에서 최선을 다하는 나만이 내 모습이 아니다. 그렇지 않을 때에도 고군분투하며 노력하는 것도 나의 한 모습이다.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조금 보듬어주면서 본인의 기준을 낮추는 것도 행복해지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4. 마음껏 휴식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들자.


돌아서 생각해보면 지난 2020년 상반기에 나는 내게 휴식시간을 부여하지 않았다. 마음 편히 쉬었다기보다는, 공부를 하다 너무 지쳐 나가떨어지는 방식으로 휴식을 취했다. 그때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기에 휴식을 취할 때도 너무 괴로웠다. 매일 하루에 10시간 넘게 공부하면서 휴식을 취하지 않아도 되는 대단한 사람도 있겠지만, 적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의 몸은 그것을 버티지 못한다. 내 몸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들로 하루를 비워놓자.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마음껏 편하게 쉴 수 있는 날을 만들 필요가 있다. 그래야 일주일에 루틴이 생기고, 온전하게 휴식할 수 있다. 또한 적절한 휴식은 오히려 더 높은 효율을 가져다준다. 


이는 헬스장에서 역기를 들어 올리는 것과 비교할 수 있다. 적절한 압력은 근육세포를 단련시켜 강하게 만들어 준다. (중략) 그러나 하루도 쉬지 않고 운동만 한다면 심각한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p188

    

운동을 하고 적절하게 쉬어주지 않으면 그것은 운동이 아니라 근육을 해치는 일이다. 우리의 정신도 마찬가지다. 적절하게 받는 스트레스는 본인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만, 휴식 없이 계속되는 스트레스는 생활에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5. 미루는 버릇을 고치자.


미국 대학생의 70% 이상이 미루는 심리를 혐오한다. 미루는 버릇과 불쾌감, 면역력 약화, 스트레스 증가 등이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p188


내 경험에 비추어 바도 내가 가장 쉽게 불행해지는 상황은 미루는 상황이다. 해야 할 일은 많지만, 도저히 할 여력이 없어서 유튜브를 보고 있을 때, 내 인생에서 가장 불행한 상황이다. 미루는 것 역시 일종의 습관이다. 이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사햐르 교수는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소개된 방법 중 5가지 방법을 소개하겠다. 


1. 5분 버티기


'일단 5분만 해보자'라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보통 시작이 제일 어렵다. 막상 시작하면 생각보다 할만한 경우가 있다. 시작해서 딱 5분만 해보고, 그래도 하기 싫다면 본인에게 편안한 휴식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2. 편안하게 즐길 시간을 허락하라.


편안히 쉬며 놀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오히려 이런 본능을 따르지 않는다면 창의력과 생산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정말 딱 5분을 해보고 도저히 못하겠다면, 그냥 조금 맘 편히 쉬어보자. 그리고 다시 시작해보는 것이다. 


3. 보상하기


5분을 넘어 원래 하려고 했던 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그렇다면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수도 있고, 휴식을 스스로에게 부여할 수도 있다. 


4. 배수진을 치고(목표를 세분화) 주변의 도움을 받아라. 


미루는 습관을 막아주는 것에 도움이 되는 것은 꼭 지켜야 하는 데드라인을 세분화해서 만드는 것이다. 내가 혼자 책을 써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나는 책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계약서를 쓰고, 책이 나오는 일정에 맞게 꼭 해야만 하는 데드라인들이 계속해서 있었다. 그 데드라인은 나를 절대 미룰 수 없게 만들었다. 


5. 협력을 강화하고 자신을 감독하라


여러 사람과 일을 하면 상대적으로 미루는 것이 훨씬 어려워진다. 주변의 동료들이 있으니 위로도 받을 수 있고, 동기부여도 쉽게 된다. 혼자 가는 것보다는 함께 가는 것이 훨씬 더 재미도 있다. 



'당신이 지금부터 행복해질 수 있는 5가지 방법' 같은 글이 되지 않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지만, 쓰다 보니 비슷해진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위 방법만 알면 너도 행복해질 수 있어!' 같은 무책임함이 아니다. 그보다는 스스로 먼저 행복해지려는 노력을 하려는 선언에 가깝다. 이렇게 노력을 해야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으므로 말이다. 그리고 지금 너무도 힘든 사람에게 위로와 함께, 조금이라도 행복해질 가능성이 높아질만한 노력을 함께 해보고 싶다며 손을 내밀어 보고 싶다. 


참고도서: 행복이란 무엇인가, 탈 벤 샤하르 강의, 왕옌밍 엮음, 김정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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