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건 Jan 12. 2023

MIT에서 배우는 칭찬의 힘

오늘은 연구실 미팅 (저널클럽)에서 발표를 했다. 며칠간 고생해서 준비했다. 슬라이드만 Ref를 포함해 45장이고, 거의 2시간 가까이 진행되었다.

질의응답이 아주 활발하게 진행되었고, 나도 열심히 준비한 만큼 들어오는 질문들 대부분에 답변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중간중간에도 계속 의미 있는 칭찬을 해주셨지만, 특히 발표가 끝나자 다시 한번 강조하시면서 칭찬해 주셨다.

"It was a wonderful talk. It was excellent. You did a very very good job"


그리고 미팅이 끝나고 함께 연구실 자리로 돌아오는 약 3분 동안 계속 앞으로 진행될 연구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도 끊임없이 칭찬을 해주셨고, 심지어 자리에 돌아와서는 내가 있는 자리에서 본인의 비서분께까지 나의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지금까지 참 많은 발표를 해보았지만, 연구실에서 진행한 발표 중 이렇게 많은 형용사와 부사를 사용하여 칭찬을 들어본 적은 처음이다.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대부분 "수고했어요"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고함을 듣지 않는 것을 일종의 긍정적 피드백으로 여겨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많은 칭찬을 들으니 너무 기쁘고, 무엇보다 앞으로 더 열심히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이렇게까지 칭찬을 해주는데, 이 연구실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긍정적인 피드백인 칭찬이나 격려가 부정적인 피드백인 비난등 보다 훨씬 더 생산성을 늘려준다는 연구결과는 너무도 많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심리학자인 B. F. 스키너는 그의 실험을 통해 좋은 행동으로 보상을 받은 동물이 나쁜 행동으로 처벌을 받은 동물보다 훨씬 더 빨리 학습하고 학습한 것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이후의 연구들은 인간에게도 동일한 것이 적용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 <인간관계론, 데일카네기>

무언가를 잘하지 못했다고 비난을 들었을 다면 때려치우고 싶고, 분노 혹은 공포에 휩싸여 원래 할 수 있는 능력보다 훨씬 더 안 좋은 결과를 보여줄 가능성이 훨씬 높다. 리더로서 구성원을 위해서 비난을 한다거나, 고함을 지른다는 말은 어리석은 말이다. 그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다는 반증일 뿐이다.

위에 보이는 대뇌변연계에 존재하는 뇌의 작은 부위가 편도체다. 아몬드(almond)를 닮았다고 amygdala라는 이름이 붙은 이 부위는 편도체는 감정을 조절하고, 공포에 대한 학습 및 기억하는 역할을 한다. 위험상황이나 공포상황에서 대뇌피질이 관여하기 전에 신속히 반응하여 피해야 할지(flight) 부딪혀봐야(fight) 할지 판단을 한다. 이는 파충류를 거쳐 영장류로 발달하는 뇌의 진화과정에서 초반부의 발달한 부위로, 흔히 말하는 원시적인 뇌의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편도체가 중요한 이유는, 이 부위가 활성화되면 정상적인 인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뇌피질이 관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뇌피질은 상대적으로 영장류를 비롯한 고등생물에게 더욱 발달한 부분으로, 우리가 흔히 아는 고등인지능력이 발휘되는 부분이다. 대부분 회사나 연구소에서 발표나 연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우리는 아마 이 대뇌피질이 많이 활성화되어야 하는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 아주 부정적인 피드백이나 고함을 듣게 되면 우리 뇌의 편도체가 활성화된다. 위험한 상황이라고 뇌가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으로 바뀌게 되고,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는 대뇌피질은 거의 하나도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원래 잘할 수 있던 발표나 일도 잘할 수 없게 된다.


그에 비해 인간은 모두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느끼고 싶어 한다. 자신이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계속해서 상기시켜 주는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어 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주위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한다. 또한 자기가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느끼고 싶어 한다. 이처럼 주위 사람들에게 ‘진정한 인정과 아낌없는 칭찬’을 받고 싶은 것은 인간의 공통된 마음이다 -<칭찬의 힘, 데일카네기>


좋은 리더라면 부정적인 피드백이 아니라 긍정적인 피드백을 통해서 구성원들의 최고의 성과를 이끌어 내야 하는 것이다. 단순히 더 행복하게 일할 수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 더 행복하게 일할 수 있어야 더 뛰어나고 위대한 연구와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본인의 지도학생과 팀원들에게 언제나 긍정적인 피드백을 수십 년간 주어왔던 나의 지도교수님은 제2의 노벨상이라는 카빌상, 그루브상, 대통령메달을 받았다. 위대한 과학자는 절대 혼자될 수 없다. 위대한 과학자는 그 과학자의 지도학생과 팀원들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지도학생과 팀원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피드백은 칭찬이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 어떻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