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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건 May 26. 2024

브런치에 글 쓰기 싫다.

나는 브런치덕에 큰 덕을 봤다. 또한 오랜 시간 동안 사용해 왔다. 2019년 핀란드에 갔을 때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으니, 이제 5년이다. 티스토리에서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으나, 티스토리 블로그는 사실상 자기 기록, 일기장에 가까운 수준이었고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읽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핀란드에 교환학생을 가서 글을 적기 시작하면서 작가로서 등록이 되었고, 처음에는 브런치에서 나의 글들을 놀라울 정도로 밀어줬다. “핀란드에서 한국 파티를 주최하면서 느낀 점”은 거의 10만 명이 넘게 읽었고, 그 외에 핀란드에서 작성한 글들은 만뷰가 넘는 글이 어렵지 않게 계속해서 나왔다.

이런 조회수 덕분에 글을 계속해서 쓰게 되었고, 그 핀란드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브런치 북을 작성하고, 결과적으로 출판사에 컨택을 해서 내 이름으로 된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는 30~40대 여성분들이 많이 읽어주었다. 한국과 핀란드의 라이프 스타일을 비교하고, 그 나라에서 배울 점 혹은 한국이 더 잘 될 수 있는 방향성 제시 등을 했던 것 같다.

여기까진 브런치도 좋은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받고, 나도 좋은 독자와 출판까지 얻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서로 윈-윈이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핀란드를 다녀오고 나서부터다. 나는 2020년부터는 한국에서 생활을 하고, 그때부터는 주로 책을 읽고 인사이트를 얻어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 등과 관련하여 글을 적었다. 구독자수는 꾸준히 늘어 이제 1400명 가까이 된다. 내 글을 꾸준하게 소비해 주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기는 하다. 다만 이제부터는 브런치의 선택을 받지 못해, 메인이나 새로운 독자들의 유입이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아마 브런치에서 많이 소비되는 주제는 주로 “이혼”, “가정”, ‘퇴사“, ”여행“, ”해외 생활“등이 있는데, 처음에는 해외 생활과 여행들에 관련된 글들을 많이 쓰다가 지금은 내가 평소에 생각하고 느끼는 점을 적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브런치는 좋은 글을 추천해 준다기보다는 일반적으로 많이 소비되는 주제의 글들을 막연하게 추천해 준다는 느낌도 많이 받고 있는 요즘이다. 브런치에서 가장 좋아하는 주제가 아니다 보니 어떤 깊이로 글을 써도 많은 관심을 가지지 못 받고 있는 것 같다.


글쓰기가 습관으로 자리 잡고, 또한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구가 많아 지금도 매주 두 개씩 글을 발행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글을 써도 반응이 없다 보니, 동기부여가 많이 되지 않고, 내가 스스로 정한 마감 날짜인 일요일에 미루고 미루다 글을 발행하게 된다.


좋은 글이란 무었일까 고민된다. 많이 읽히는 것이 결국은 좋은 글일까, 아니면 적은 사람에게 읽히더라도 그 사람에게 큰 울림을 주는 것이 좋은 글일까, 내가 스스로 만족을 느끼고 내 생각이 정리가 되는 글이 좋은 글일까? 나는 글쓰기를 왜 브런치에 계속 하고 있는 것일까? 요즘 내가 글을 쓰는 주제가 더 많이 소비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가야 할지, 독자가 원하는 주제로 글을 써야 할지 고민이다.


제 글을 꾸준히 소비해 주시는 독자분들께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제 글 중에서는 어떤 글들이 주로 인상이 깊고, 재미있으셨나요? 앞으로는 혹시 어떤 글들을 제 브런치에서 읽고 싶으신가요? 최대한 그 니즈를 반영하여 글을 발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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