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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건 Jun 26. 2019

유튜브 CEO가 한국까지 찾아와서 만난 할머니?

멋진 노후의 비밀은 무엇일까?

박막례 할머니를 아는가? 이제는 정말 유명해진 유튜버이다. 거의 구독자가 100만에 달한다. 73세의 할머니가 100만 유튜버가 된 것이다. 이보다 더 놀라 온 것은 유튜브와 구글의 대우이다. 무려 유튜브 CEO Susan Wojcicki가 박막례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 찾아왔다. 

YouTube의 Ceo에게 꿈을 묻는 박막례 할머니. 출처: https://www.youtube.com/channel/UCN8CPzwkYiDVLZlgD4JQgJQ

이 뿐만이 아니다. 구글의 I/O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초청이 되고 구글의 CEO Sundar Pichai를 따로 만나기도 했다.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구글의 CEO가 박막례 할머님께 따로 찾아와 인터뷰를 청하고, 영감을 준다고 이야기했다. 꼭 유명한 것이 인상 깊은 것은 아니다. 더 인상 깊은 것은 정말 많은 고생을 하며 살아온 할머니의 활기, 그리고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kegpUeJ3Fsg


0. 노화, 그 막연하고 부정적인 이미지


당신은 노화에 대해서 어떤 생각이 드는가? 솔직하게 말해서 필자는 "노화"라는 단어에서 왠지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 노화의 정확한 의미를 찾아보자. 

노화: 생물이나 그 기관 따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질이나 기능이 약하게 됨 - Daum 국어사전


이 의미를 보고 긍정적인 의미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건강한 노화"라는 단어는 어떠한가? 저 의미와 노화를 어떻게 연관시킬 것인가. 단어 자체가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1948년 세계 보건기구 창립자들은 "건강이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행복한 상태를 말하며, 단순히 질병에 걸리지 않은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정의했다. 
루스벨트는 불구인 몸을 이끌고도 13년 동안이나 정력적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중략) 몇몇은 루스벨트보다 건강상태가 훨씬 나았어도 하루 대부분을 침대에서 누워 보냈다. - p 456

이렇게 보고 나니 건강하다는 것에 단순히 신체적인 건강만이 포함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다시 위의 박막례 할머니를 살펴보자. 박막례 할머니가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치매의 위험 때문이었다. 요즘도 영상에서 보면 무릎이 아프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이렇게 보면 할머니는 노화의 상태에 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 활기차고, 도전을 즐기며, 세상을 성숙하게 바라본다. 


우리 모두 성숙한 노화를 하고 싶을 것이다. 꼭 내가 아니더라도 우리의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이 건강하게 노화할 수 있도록 돕고 싶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건강한 노화를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70이 넘어서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행복의 조건, 조지 베일런트

위의 질문에 행복의 조건이라는 책은 70년의 전향적 연구를 통해 답한다. 전향적 연구는 한 사람의 삶을 추적해 나가며 어떻게 느끼는지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는 연구이다.

전향적 연구는 사건 발생 당시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므로 기억력에 의존하는 것보다 훨씬 사실적이고 구체적이다. p122


연구의 결과를 통해 알아본 건강한 노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어떤 것이 었을까?

 

1. 6가지 과업


먼저 이 책에서 성인의 발달과정을 평가하기 위해 6가지 연속적 과업을 이야기한다. 

1. 정체성 - 독립된 자기만의 생각, 즉 자기만의 가치, 정치적 견해, 열정, 취향 등을 가지는 것 p156
2. 친밀감
3. 직업적 안정
4. 생산성 - 다음 세대를 헌신적으로 지도할 만한 능력을 갖추었을 때 성취되는 과업. p160
5. 의미의 수호자 - 집단적 성과물, 즉 인류의 문화와 제도를 보호·보존하는 데 초점을 둔다. p161
6. 통합 - 아무리 값비싼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이 세상에 ‘나’라는 존재는 오직 하나뿐이며, 한 번 태어나 한번 죽는 존재라는 사실을 겸허하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p164

이렇게 6가지의 과업을 모두 달성하면, 건강한 노화를 통해 행복한 노후 생활을 할 수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1번에서 4번까지는 여러 서적에서 많이 언급한 내용이다. 그러나 의미의 수호자와 통합이라는 과업은 아직 많이 생각해 보지 못한 주제이다. 


인류의 문화와 제도를 보호하는 것. 그것은 참으로 소중하다. 변화를 받아들이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이뤄놓은 성과물을 잊지 않고, 보호 보존하는 것이다. 노후에 환경운동을 하는 것들이 그러한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인생에 대해서 겸허한 태도를 갖는 것. 누구든 한번 태어나 한번 죽는다는 사실. "나"라는 존재는 바꿀 수 없다는 사실. 누구나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자주 잊는 이 사실을 깨닫는 것이 보통 인생의 마지막 성숙이다. 박막례 할머니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통합"때문이 아닐까 싶다. 박막례 할머니의 어록 중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뚱뚱하고 날씬해 보이는 것에 집착하지 마세요. 내 맘에 들면 사는 것이니까
내가 70년 넘게 살아보니까 그래. 왜 남한테 장단을 맞추려고 하냐, 북 치고 장구치고 네 하고 싶은 대로 치다 보면 그 장단에 맞추고 싶은 사람들이 와서 춤추는 거야


다른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나라는 사람에게 초점을 맞춘다. 나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다. 그 소중함을 깨닫고 전하는 어록은 사이다 같은 쾌감이 있다. 


2. 건강한 노화를 부르는 7가지 요소


그렇다면 조금 더 구체적으로 건강한 노화를 야기하는 조목에는 무엇이 있을까? 

50대에 다음과 같은 7가지 요소들 중 더 많은 요소를 가지고 있던 사람일수록 80세에 건강한 확률이 높았다. 


1. 비흡연 2. 성숙한 방어기제 3. 알코올 중독 경험 없음 4. 알맞은 체중

5. 안정적인 결혼생활 6. 운동 7. 교육 년수 


50대에 이르러 그중 5, 6가지 조건을 충족했던 하버드 졸업생 106명 중 절반은 80세에도 '행복하고 건강한 상태였고, 7.5%는 불행하고 병약한 상태였다. p 29

이때 교육을 받은 년수가 높은 것이 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지식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를 통제하는 능력 때문이다.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담배를 끊거나 음식을 조절하거나 술을 자제하는 데 성공하는 확률이 높았다. p510


3. 성숙한 방어기제


7가지의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 하면 피로는 성숙한 방어기제를 뽑을 것이다. 

방어기제란 아주 기본적인 생물학적 과정에 대응하는 정신세계의 현상을 말한다. 어떠한 방식으로 반응하느냐에 따라서 삶이 바뀌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정신병이라고 이름 붙인 것은 대부분 방어기제를 현명하게 발달시키지 못했다는 반증일 뿐이다. p27


성숙한 방어기제에는 이타주의, 억제, 승화(아픔을 예술로 승화), 유머, 예견 등이 있다. 미성숙한 방어기제로는 투사(남 탓), 해리(억지 긍정)  환상 등이 있다. 


예를 들어 필자의 사례를 들어보자. 핀란드에서 갑작스레 왼쪽 망막에 구멍이 생겼다. 이때 성숙한 방어기제는 다음과 같다. 


눈에 구멍이 난 것을 글로 작성하고, 이를 기회로 다른 사람에게 해당 증상이 어떤 위험을 가진 것인지 알린다. (승화) 이후 비슷한 사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메일을 받고, 응원을 해준다. (이타주의)

반대로 미성숙한 방어기제는 다음과 같다. 이렇게 태어나게 한 부모님을 원망한다.(투사) 


같은 현상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서 인생이 바뀌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것을 통해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아직 50대가 되지 않은 사람은 벌써부터 걱정할 필요가 없는가? 그렇지 않다. 지금부터 성숙한 내적 방어기제를 만들기 시작한다면 더 성숙할 수 있고,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4. 독서 (졸꾸!)


그래서 결국 독서다. 우리가 가장 효과적으로 성숙한 방어기제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독서다. 당연히 인생의 교훈을 통해서 직접 경험하면서 성숙한 방어기제를 배울 수 있다면 이상적이다. 그러나 그것은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를 통해서 방어기제를 가질 수 있는 것이 바로 독서이다. 


얼마 전의 서평에도 썼듯이 좋은 책을 읽으면 나도 모르게 "사고방식 중재"가 일어난다. 이는 책에 나와 있는 좋은 연구결과와 사례들을 통해서 훌륭한 방어기제를 나의 것으로 내면화할 수 있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교육년수가 중요한 이유는 스스로를 통제하는 능력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책을 읽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통제해야 한다. 당연히 유튜브나 게임에 소비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더 책을 잘 소화하기 위해서 서평도 작성해야 한다. 


아직 건강한 노화가 내게 다가오는 나이는 아니다. 그러나 당연히 더욱 건강한 삶을 살고는 싶다. 

그 건강한 삶을 위해 내가 현재 가장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것이다. 마침 씽큐 on 에 합격하는 좋은 기회도 제공받았다. 더욱 스스로를 통제하면서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며 소화하면 더 건강한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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