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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건 Jul 02. 2019

교환학생을 연장한 이유?

버블을 벗어나자.

원래의 계획인 교환학생 6개월을 1년으로 연장했다. 연장했다는 것은 이 경험이 좋았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이 경험을 1년으로 연장한 이유에 대해서 적어보겠다.      


집주변 풍경

1. 언어 장벽 


필자에게 영어는 평생의 숙제였다. 항상 자신이 있고 도전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항상 영어라는 걸림돌이 있었다. 영어를 못한다는 생각이 필자의 발목을 잡았다.

 

영어가 아니면 이 친구들과 말 한마디 할 수 없다.

그러나 6개월 동안 핀란드에서 생활을 하게 되니 영어라는 장벽이 많이 극복되었다. 이제 특별히 말하고 듣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내게 있어 책을 잡고 언어를 공부하는 것보다는 몸으로 부딪히며 배우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되었다. 매 순간순간 영어로 말하고 듣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꿈도 영어로 꾼다. 영어 실력이 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아직 영어로 읽고 쓰는 것은 너무 답답하다. 특히 평소에 책을 좋아해 한글책을 읽는 속도가 빠른 필자에게 영어책은 정말 너무 답답하다. 그러나 다음 학기에는 영어로 일고 쓰는 것 역시 극복하고 싶다. 영어라는 장벽이 없어진다면 정말 이 세상은 넓다. 단순히 언어의 장벽이 아니다. 이제는 상대가 영어를 사용한다면, 이 세상 사람 어떤 친구와도 깊은 대화를 나누고 나의 사고방식을 공유할 수 있다. 독일, 일본, 중국, 스리랑카, 핀란드 정말 다양한 출신 국가의 친구들을 사귈 수 있다. 우리가 얼마나 작은 세상에 갇혀 지내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정말 무대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진 것이다. 이제 나의 기회의 무대는 한국이 아니다. 세계에 기회가 열려 있다. 그것만으로도 이 경험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2. 신뢰자본


사회의 신뢰 자본에 대해서 정말 많이 배웠다. 많은 세금을 내고 그를 통한 많은 복지를 받는다. 간단해 보이는 저 한 문장에 엄청나게 많은 신뢰가 들어있어야 한다. 시민들은 기꺼이 자기의 지갑에서 돈을 꺼내 정부에게 넘겨야 한다. 그리고 그 받은 돈으로 정부는 시민을 위해서 사용해야 한다. 


국가 청렴도 랭킹 3위 출처: weforum.org

필자는 자여 업자들이 현금으로 할인해 줄 때, 카드를 받지 않을 때 분개했다. 최대한 카드를  사용하려고 노력했다. 현금을 받는 이유가 사실은 결국 탈세를 위함 아닌가. 그러나 큰 그림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개인을 비난하기보다 개인이 세금을 내고 싶어 하지 않는 이유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정부가 시민의 신뢰를 저버린다면 당연히 시민들은 세금을 내고 싶지 않아 할 것이다. 그러니 세금을 최대한 내지 않고 감춘다. 악순환이다. 


신뢰 자본, 서로서로 믿어야 한다는 사실은 너무 뻔한 말이다. 그러나 그 뻔한 말을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면 그 혜택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된다. 6개월을 더 살면서 과연 우리나라에 내가 변화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 볼 것이다. 


3. 기회비용?


 사실 교환학생의 장점은 굳이 내가 강조하지 않아도 모두가 한번쯤 꿈꾸는 경험일 것이다. 전 세계 국적의 친구들, 전혀 다른 환경에서의 생활로 야기되는 경험, 상대적으로 저렴한 여행 등 장점을 언급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의 멋진 사진들.

의외로 교환학생을 지원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서울대학교의 경우 지원자가 매번 전체 자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경제적 이유와 바로 뒤처지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1) 경제적 

해외 교환학생을 가는 경우 장학금이 참 많다. 그리고 막상 학생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생활하는 경우도 생활비가 필요하다. 서울의 숙박비가 워낙 비싼 것을 감안했을 때, 해외에서 생활을 하는데 발생하는 비용은 거의 큰 차이가 없다. 핀란드의 경우 학생비자를 받으면 주 25시간 일을 할 수 있다. 핀란드에서 공부하면서 일을 하며 일부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다.

2)  뒤처진다.

교환학생을 다녀오면 워낙 서울대학교와 커리큘럼이 다르기 때문에 학점을 인정받기가 어렵다. 그래서 졸업이 자연스럽게 늦어진다. 많은 친구들이 이 문제를 걱정하여 교환학생을 가는 것을 꺼려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집안에 경제적 문제로 얼른 취업을 당장 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생각해보자. 늦어진다는 것이 무엇인가? 나의 또래의 한국인과 비교해 취업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늦어졌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은 각자의 커리어가 있고, 각자의 삶이 있다.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할 이유가 무엇이 있는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남들이 취업할 때 따라서 취업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필자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나만의 경험을 하고, 나만의 삶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것. 이를 위해 나의 비눗방울 속에서 나가 전혀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새로운 배경의 친구들을 사귀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우리의 고등학교 이후에 삶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자. 고등학교 때부터 항상 치열한 경쟁을 해왔고, 그 치열한 경쟁은 대학교에 와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항상 나이에 따라 사회에서 주어진 역할을 수행해야 했다. 그리고 이 역할을 아주 잘 수행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그러나 우리가 항상 얽매이는 사회의 잣대 그리고 좋은 대학과 좋은 회사에 취업하는 것이 과연 정말 인생의 정답인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자신의 삶에 대해서 고민하는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모른 체 취업을 해야 하는 일이 과연 옳으냐는 생각을 한번 해봐야 한다. 


필자 역시도 당연히 대학을 향해 달려왔고, 이후에는 군대에 다녀온 이후에는 좋은 학점과 취업을 생각했다. 그러나 교환학생을 다녀오니 삶의 시야가 많이 바뀌었다. 세상은 넓다. 한국이라는 좁은 시야에 갇혀 한국식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그 레이스를 계속하는 것이 나의 삶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더 많은 학생들이 교환학생을 나갔으면 좋겠다. 한국이라는 작은 무대에 갇히지 않고,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더 넓은 무대에서 활동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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