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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메이커 Feb 08. 2020

31살, 7년 만에 퇴사를 결심했다

916일 동안 6 대륙 80개 국가, 300개 도시를 방황하며...

학창 시절부터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그 꿈을 이뤘다.
그러나 7년, 정확히는 6년 4개월 만에 퇴사를 결심했고 3 주 후 인도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태어나서 여행이라는 목적으로, 그것도 나 혼자 탑승하는 첫 비행기였다. 시작부터 쉽지는 않았다. 인도로 입국하기 위해 항공사로부터 리턴 티켓을 요구받았다. 그러나 나는 무슨 생각이었는지 원웨이 티켓 한 장뿐이었고, 당황스러웠지만 그 자리에서 서둘러 티켓을 예매했다. 보안 검색대에는 출국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고 1시간 가까이 대기한 후 겨우 통과할 수 있었다. 게이트가 닫히는 시간이 다가왔고 그 넓은 인천공항을 뛰고 또 뛰었다. 항공사로부터 빨리 탑승해야 한다는 3통의 전화를 받았다. 


  '이러다가 아예 탑승 못하는 거 아니야?' 


  정신없이 뛰었고 땀을 뻘뻘 흘리며 마지막 승객으로 겨우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이륙과 동시에 뭔지 모르는 감정과 함께 울컥했다. 중국에서의 경유는 아무것도 모르고 표지판만 보고 따라갔으며 '이건'이라는 어리바리한 31살 청년의 새로운 인생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좌)30kg이 넘는 메인배낭과 보조배낭을 메고 출국, (우)건강한 모습으로 귀국


"나는 정말 행복했었다! 그리고 지금도 행복하다!"


  2017년 7월 21일 금요일 밤 10시 40분, 인도에 첫 발을 내딛는 그 순간 나는 'Hi, Hello, Thank you'라는 딱 3 문구의 영어만 듣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런 나 홀로 해외에서의 시간은 두려웠고 무섭기도 했다. 때론 가족, 친구 등 주변인들이 그리웠고 너무 외롭기도 했다. 언어, 문화 등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상황과 환경으로 인해 답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누구의 질문에도 '나는 정말 행복했었다! 그리고 지금도 행복하다!'라고 분명하게 대답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때도, 지금도 나는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과거로 돌아가도 동일한 선택을 할 것이며 누군가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한 번 해보세요! 만약 실패하더라도 최소한 누군가에게 원망하지는 않을 거예요. 그리고 시도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후회도 하지 않을 거예요. 오히려 시도한 후에는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후회보다 만족과 행복이 큰 경우가 더 많을 거예요."



나의 오랜 꿈은 대한민국 군 장교가 되는 것이었다.

장교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먼저, 겉으로 보이는 제복이 멋있었고, 리더의 위치에서 리더십을 배우며 경험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다른 삶을 경험하며 살아보고 싶었다.(어린 시절 나는 제발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던 아이였다.) 대학 시절 푸른(남색) 제복에 각 잡힌 베레모 그리고 007 가방을 들고 캠퍼스를 거닐던 멋쟁이 ROTC 학군사관후보생 '이건'. 또래 남자아이들보다는 조금 이른 시기에 대학을 졸업하였다. 그렇게 나는 오만 촉광이 빛나는 다이아몬드 계급장과 함께 대한민국 육군 장교가 되었다. 오랜 꿈을 이뤘고 그 꿈을 살고 있는 나였다. 장교 생활 1년 차. 새로운 조직 문화, 업무에 대한 이해와 적응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10년, 20년 그리고 30년 후 높은 계급으로 진급을 하고, 가정도 이루고, 아이들도 양육하며 이렇게 살아간다면 행복할까?" 


  내가 원했던 길이었지만 질문에 쉽게 답을 할 수는 없었다. 전역을 결심하기 몇 달 전 까지도 고민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그 고민에 대한 답은 'No'였다. 당시 나에 대한 모습이 불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지금보다 조금 더 행복하게 살아보고 싶었다.

(좌) UAE(아랍에미리트) 해외 파병 임무 수행, 당시 해군 UDT/육군 특수부대 707, 특전사 요원들과 함께 근무, (우) 대학 졸업 및 장교 임관식



  행복이 무엇일까?, 어떻게 사는 것이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잘 사는 인생일까? 

이런 고민을 하며 익숙했던 한국 땅을 떠나 낯선 환경에 나를 홀로 놓아두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바로 전역지원서를 제출했다.


  31살, 한국 사회의 기준에 의하면 몇 년 후 결혼도 해야 하고, 아이도 양육해야 하며, 진급을 위해 상급자 눈치도 보며 열심히 일 해야 하는 나이였다. 주변에 취업이 어려워 힘들어하는 친구들도 있었고, 잘 다니던 직장(직업군인)을 그만둔다는 나를 보며 주변 어른들은 물론 가족들도 아쉬워하며 걱정을 하셨다. 그러나 결국 나의 생각과 마음을 꺾지는 못하셨다. 당시 나는 우리 집안의 가장이었으며 어머니의 자랑이었다. 감사했고 많이 죄송했다. 나는 이렇게 다짐했다. "헛된 시간 보내지 말자! 더 많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며 깨달아서 돌아오자! 나만의 멋진 인생을 살아보자! 그리고 반드시 건강하게 귀국해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자"


(좌) 귀국 후 어머니를 안아드리고 뽀뽀도 해드렸다, (중앙)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어머니, 밝게 웃는 모습이 보기 좋으시다, (우)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어머니께 드리는 상장
우주 최고 어머니상
하나밖에 없는 아들 건, 딸 민지를 위해 밤낮없이 항상 기도하시며 늘 묵묵히 헌신과 지지를 아끼지 않으시는 사랑하는 어머니 김외순 여사님. 특별히, 아들의 세계 일주라는 짧지 않은 지난 방황의 시간 동안 때론 걱정과 염려도 되셨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의 이 여정을 끝까지 믿고 응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머니께서 보여주신 사랑과 헌신을 기억하며 하나님과 어머니 그리고 세상 앞에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게 아들만의 특별한 인생을 살아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보통의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아들의 삶을 끝까지 응원해주실 것을 믿으며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고 존경하는 어머니께 이 상장을 드립니다. 
2020년 1월 23일 아들 이건 올림




결국 916일, 2년 6개월 + 1일 동안 6개 대륙 약 80개 국, 300개 도시를 밟았다. 


  익숙함을 벗어나 새로운 삶에 대한 도전이 없었다면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감히 단 한 편의 글과 몇 마디의 언어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경험이었다. 유튜브, 블로그 등을 통해서도 볼 수 없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나만의 값진 인생 경험이었다. 


  보통 사람들처럼 여행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지금도 단순하게 여행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역시 아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무작정 퇴사를 하고 세계여행을 떠나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기회가 된다면 그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00아, 너 지금 행복해?, 혹시 지금보다 조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어떻게 하고 싶어?" 


  물론 이것이 답은 아니다. 단지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눈 딱 감고 한 번만 용기를 내봐! 그리고 먼저는 너 스스로에게 조금 더 집중하며 살았으면 좋겠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내가 먼저 행복해야 주변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간다에서 P2, 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하는 태권도 교실! 태어나서 태권도라는 무도를 처음 접해보는 아이들은 매일 이 시간만을 기다렸고 즐거워했다.
유치원 아이들과 함께 하는 체육 시간, 수업 후 늘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며 "잘 했어, 수고했어, 멋있어!"라는 인사를 건네주었다.



  이렇게 살고 싶다. 이 곳에 다 표현하지 못했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나의 인생과 916일간의 세계일주 경험을 통해 느낀 것 들을 꾸밈없이 진솔하게 나누고 싶다. 어느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꿈이며, 엄청난 도전이자 성취라고 할 수 있지만 생각해보면 그렇게 막연하고 엄청나게 큰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앞으로도 내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수는 없다고들 말하지만 이왕이면 하고 싶은 일을 더 많이 하며 살아볼 예정이다.

또한, 나만 잘 먹고, 잘 살며 행복하게 살기보다 이타적으로 살고 싶다. 나도 행복하면 좋겠지만, 나만 행복하고 싶지는 않다. 나와 같은 인생에 대해 고민이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다. 그리고 그들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 그들을 도우며 함께 걸어가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그렇게 좋은 영향력을 주며 살아가고 싶다.


  SNS에 내 마음대로 글을 올려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차분하고 진지하게 글을 써본 적은 없다. 그러나 내 글을 읽고 단 한 명이라도 용기를 얻고 격려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진솔하게 진정성 있는 글을 써 볼 예정이다. 이 글을 통해 '울림'을 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나 같은 사람도 해냈어요! 그러니 당신도 할 수 있어요!"

스카이 다이빙, 구름 위를 날다


  이 짧은 페이지에 나의 모든 이야기를 담지 못해서 아쉽지만 이제 시작이다.

'이건'이라는 프로방황러의 인생 이야기, 세계일주 그리고 그 후 나의 생각과 삶들을...








누군가의 인생에 '울림'을 주는 삶을 꿈꿉니다.

916일 동안 80개 국가를 방황하였고, 조금 다른 인생을 나만의 페이스로 살아가는 중.


- 개인 키워드 : 울림, 가족, 약자, 자신감, 리더십, 영향력, 강점, 세계일주, 퇴사, 도전, 성취, 강연, 동기부여, 공감, 글, 코칭, 관계,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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