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부터의 도피 리뷰
<그리스인 조르바>, <달과 6펜스> 등 많은 문학 작품들 부처 다양한 철학 사조들 까지 모두 인간을 자유를 갈망하는 존재로 묘사한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에게 자유가 주어졌을 때 우리는 과연 그 자유를 우리의 행복과 효용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사용하는가? 그리고 공동체적인 차원에서 이것이 가능한가?
저자는 자유를 변증법적으로 바라보며 이 문제에 접근한다. 자유의 변증법적 발전으로 인한 문제를 분석하며 그에 대한 희망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인류의 자유는 단선적으로 ‘자유의 확대’ 방향으로만 진행된 것이 아니다. 변증법적으로 자유의 확대와 더불어 자유의 확대로 인한 다양한 부정적인 양상도 나타났다. 자본주의의 발달, 즉 근대 사회의 형성으로 사람들은 ~로부터 자유로워졌지만 동시에 고립감과 무력함을 느끼는 존재가 되었다. 이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자유로부터 도피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고립감과 무력감에 대응하여 자아를 포기하고 외부의 권위, 내부의 파괴성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각국에서 발흥한 다양한 형태의 파시즘은 이러한 현상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프롬은 파시즘의 확대라는 사회적 현상을 사회 행위자의 주관적 내면에 기초하여 내면과 외부적 사회 조건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프롬의 논의에 대하여 크게 3가지 지점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다. 집단의 사회적 성격을 단순히 개인 심리의 집합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문제와 하류 중산계급의 모호함의 방법론적 문제 2가지와 사회 획일화의 주요 독립변수에 관한 문제이다.
1. 개인의 심리를 집합한 것이 집단의 심리인가?
프롬은 개인들이 자유로부터 도피하는 메커니즘을 설명하기에 앞서 개인의 심리를 연구해야만 집단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집단에 작용하는 메커니즘이 개인에게 작용하는 메커니즘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진술은 앞은 맞지만 뒷부분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후자의 주장은 사회의 발현적 속성을 무시한 것일 수도 있다. 한 사회 내에서 자유로부터 도피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그들의 심리를 종합하여 이 사회에서 ‘자유로부터 도피’가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정확도가 떨어진다. 자유로부터 도피하는 사람들의 네트워크(관계)에 의한 동학, 혹은 그렇지 않은 개인들의 모임에 의한 동학 등이 무시되기 때문이다. 보다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사회의 발현적 속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2. 하류 중산 계층의 애매모호함
저자의 글에는 자유로부터 도피하는 대표적인 사회집단으로서 하류 중산 계층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종교개혁시대에 프로테스탄티즘을 가장 잘 받아들인 집단이며 20세기 중반에는 나치즘의 열렬한 지지자이다. 그런데 프롬의 글을 읽다 보면 이 개념이 매우 애매모호함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소상공인, 화이트 칼라 등 이들이 속해 있는 직업만이 나올 뿐이다. 사실 프롬의 글에서 하류 중산 계층을 ‘대중’으로 대체해도 글에 무리가 없을 것이다. 물론 다양한 사회적 장 속에서 수많은 지위가 존재하기에 어떠한 집단으로 정확하게 XX계층으로 정의하는 것은 힘들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적 생산관계에서의 노동자 계급’처럼 일정 정도는 정의가 가능하며 힘들다고 해서 애매모호한 개념을 써도 되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하류 중산계층’이라고 의미한 사람들의 정체를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측면에서 이야기해 볼 수 있다.
3. 개별성 상실과 자유로부터의 도피
사회가 획일화되어가는 동학에 대해서 논의할 수 있다. 획일화는 체제의 문제인가? 사회 행위자 내면의 문제인가? 이전에 읽었던 밀의 저서 『자유론』에서는 직접 민주주의 체제의 문제점을 논하면서 중우정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민주제는 결국 개별성을 말살해 나가고 획일적 사회로 나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치가 선거를 통해서 당선되었다는 사실이나, 다른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파시즘이 창궐했다는 점은 밀의 지적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한다. 프롬은 이러한 이행을 사회 행위자의 주관적 내면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도피의 메커니즘을 통하여 설명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전체주의의 창궐, 사회의 획일화는 민주주의나 다른 제도의 구조/사회의 문제인가? 아니면 인간에 내재되어있는 도피 메커니즘 때문인가?
참고자료: 자유로부터의 도피, 에리히 프롬 지음, 원창화 옮김, 홍신 문화사,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