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이직활동
일본에서 최종면접은 항상 형식적이라고 생각했다. 통상적으로 일본의 1차 면접에서는 지원자가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되는지를 본다. 면접자가 물어본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2차 면접에서는 직무와 관련된 내용이나, 과거의 경험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며, 직무 적합성과 능력을 살펴본다. 1차, 2차를 모두 통과한 경우, 3차 혹은 최종면접은 형식적인 경우가 많다. 임원급이 나와서 1~2차 면접에서 한 이야기를 확인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주변 이야기를 들어봐도, 그리고 내 경험으로도 그랬다.
하지만 이번 3차 면접은 그 형식도 그 결과도 달랐다. 3주간 준비한 이직 면접에서 떨어졌을 때, 아쉬움과 슬픔, 허무함 등이 동시에 밀려왔다. 정말 가고 싶은 팀, 회사였기에 슬픔은 더 강했다. 서류~1차~2차~최종면접으로 이루어지는 그 과정을 다시 통과해야 한다는 생각에 짜증남도 더 했다. 그러나 하루 이틀이 지나서 생각해 보니 떨어진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내가 스스로 꼽은 가장 큰 패인은 말의 간결함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결론을 우선적으로 전하고, 꼭 필요한 정보만 명확하게 전달했어야 했는데, 너무 많은 준비가 오히려 독이 됐다. 내 노력을 보여주고 싶어서, 불필요한 설명과 군더더기가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논리적 구조도 어긋났다.
최종면접에서 주어진 ‘케이스 발표’ 역시 복잡하게 만들고 말았다. 3일간 준비해, 모의 M&A 대상 기업을 조사하고 발표하는 과제였지만, 사실 3~4줄이면 충분했던 답변을 ‘혹시 부족할까’ 하는 불안감에 점점 늘려갔다. 발표 당일, 나조차도 중간에 ‘내가 뭔가 횡설수설하고 있지 않나?’라는 불안함이 느껴졌다. 결국 피드백에서는 "구조가 불분명하다."는 지적까지 들었다. 결론부터, 간결하고 명확하게 핵심만 전했다면 어땠을까.
또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긴장감에 휩싸여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 업무에서도 고객이 돌발 질문을 던질 때가 많이 있다. 그럴 때는,
질문의 의도부터 확인하기
바로 답변이 어려우면 가설을 세워 솔직하게 설명
정확한 정보는 추후에 확인해서 피드백드린다고 답변
이런 원칙을 평소에는 잘 지켰지만, 면접장에서는 긴장에 휘둘려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위기관리 능력 평가에서 감점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경험은 나에게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명확한 교훈을 남겼다. 오랜만에 면접을 하다 보니, 잊고 있던 중요한 요소들을 새삼 되새길 수 있었다. 좋은 회사, 지망도가 높은 기회를 놓쳤다는 아쉬움은 남았지만, 나를 돌아보고 다시 한 걸음 성장할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