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이직활동
2번의 이직활동을 통해 오랜만에 면접관 앞에 다시 앉게 되었다. 사회인이 된 후 처음 겪는 본격적인 '이직 면접'이었다. 물론 일본 기업 특유의 단골 질문들이 반복되기도 했지만, 경력직을 뽑는 면접은 확실히 신입 공채와는 결이 달랐다.
이제 면접관은 나의 '지원 동기'보다 '이직 동기'를 훨씬 더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과거의 성공과 실패 경험 역시 더는 대학 시절 동아리나 아르바이트 이야기가 아니었다. 철저히 '일'과 '커리어'에 대한 경험이어야만 했다.
조금은 낯선 이직 면접들을 여러 차례 경험하고, 마침내 나를 동료로 선택해 준 사람들과 직접 대화하며 깨달은 것이 있다. 그들은 수많은 질문을 던지지만, 결국 핵심적으로 확인하고 싶은 것은 딱 두 가지였다. 이 두 가지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뛰어난 능력과 화려한 경력을 가졌더라도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어렵다.
이직 면접의 핵심 평가 요소
그래서, 왜 우리 회사로 이직하려는가?
그래서, 우리 회사에서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모든 이직 면접은 이 질문으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가장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기도 하다. 솔직히 들여다보면 우리의 이직 사유는 대부분 더 나은 연봉과 워라밸, 혹은 현재 회사의 사람 문제나 지루한 직무 같은 '현실적'이거나 '부정적'인 이유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면접관 앞에서 "돈을 더 준다니까요" 혹은 "상사가 싫어서요"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게 답하는 순간, 결과는 정해져 있다. 면접관이 이 질문을 던지는 진짜 의도는 따로 있기 때문이다.
이 사람이 우리 조직 문화에 잘 맞는 사람일까? (조직 적합성)
어려움이 생겨도 쉽게 떠나지 않고 오래 함께할 사람일까? (장기근속 가능성)
자신의 커리어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가? (성장 의지)
우리 회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진심으로 오고 싶어 하는가? (진정성)
결국 우리의 답변은 이 네 가지 의문에 대한 해답이 되어야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다음과 같은 '성장 서사' 스토리라인이 언제나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합격을 부르는 이직 사유 스토리라인]
(현실 인정) 먼저 이전 회사에서 어떤 경험을 쌓고 어떤 성과를 냈는지 설명하며, 그 경험을 통해 얻은 나의 강점과 역량을 어필한다.
(성장 계획 제시) 이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나는 '어떤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다는 명확한 커리어 목표를 제시한다.
(한계 설명) 그리고 왜 이전 회사에서는 그 목표를 실현하기 어려웠는지 '객관적인 사실'을 들어 설명한다. (예: 회사의 사업 방향 전환, 원하는 직무로의 부서 이동 불가 등 '내 탓'이 아닌 구조적 이유)
(미래 연결) 마지막으로, 지금 면접 보는 회사가 나의 커리어 목표를 이루는 데 왜 최적의 장소인지, 회사에 기여하며 어떻게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풀어낸다.
이러한 흐름으로 답변한다면, 당신의 이직은 더 이상 현실 도피가 아닌, **'주도적인 커리어 설계의 한 과정'**으로 비칠 것이다.
이직 사유만큼이나 비중 있게 확인하는 것이 바로 '입사 후 계획'이다. 면접관은 이 질문을 통해 지원자의 '성장 가능성'과 '실질적인 기여도'를 동시에 가늠한다.
아무리 같은 업계, 같은 직무라 해도 회사마다 일하는 방식,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 내부 프로세스는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아무리 뛰어난 경력자라도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배우려는 자세, 즉 '성장 가능성'은 필수적인 역량이다.
이 질문에는 '과거의 성공 경험'을 근거로 '미래의 빠른 학습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과거 OO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새로운 툴을 익혀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공식 문서와 커뮤니티 질문을 통해 한 달 만에 능숙하게 사용하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저의 빠른 학습 능력과 적극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귀사의 업무 방식과 프로세스 또한 빠르게 습득하여 조직이 원하는 인재로 성장하겠습니다."
핵심은 '과거의 나'를 근거로 '미래의 나'를 보증하는 것이다. 막연히 "열심히 배우겠습니다!"라고 외치는 것이 아니라, "나는 과거에도 이렇게 배운 경험이 있는, 이미 검증된 학습자입니다"라는 신뢰를 주어야 한다. 이를 통해 면접관은 당신이 새로운 환경에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갖게 될 것이다.
이직 준비는 단순히 면접을 보는 행위에서 끝나지 않는다. 다음 면접을 위한 최고의 교재는 바로 '지난번 면접' 그 자체다. 면접이 끝나면 기억이 생생할 때, 카페에 앉아 간단하게라도 보고서를 작성해 보길 추천한다.
어떤 질문이 나왔는가?
나는 어떻게 답변했는가?
어떤 질문이 특히 어려웠고, 답변이 아쉬웠는가?
학창 시절 오답노트를 만드는 것과 똑같다. 이렇게 복기하는 습관은 당신의 답변을 점점 더 날카롭고 논리적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모든 질문에 완벽하게 답할 수는 없지만, 어제의 나보다는 나은 답변을 준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