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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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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해숲 Jun 27. 2023

작물을 기르는 것은 농부가 아니에요.

단비에게 하는 말. 사실 나에게 하는 말. 022.

농사는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리고 꼭 배워야 한다고도 생각해.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어. 

농사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 생태적 순환, 먹거리에 대한 위대함과, 여러 가지 지식과 감정을 차곡차곡 채워갔으면 좋겠어. 

그리고 자신과 주변을 자세히, 오래, 예민하게 바라봤으면 좋겠고, 조금 느렸으면 좋겠고, 그 속에서 무엇인가를 간절하게 기다렸으면도 좋겠어.


그래서 아빠도 엄마와 함께 예전부터 농사를 공부하려 이곳저곳 돌아다녔어. 

그때 만난 밭형일 선생님이 이런 말을 했어.


작물을 기르는 것은 농부가 아니라, 땅이라고...

농부는 땅을 기르는 사람이라고. 

물도 작물에게 주지 않고, 땅에 주지 않느냐고...


맞아. 맞아. 그렇지... 그렇지...

오늘 집 앞에 작은 텃밭을 분양받았어. 


집에 오는 길. 엄마와 함께 분양받은 5평 텃밭의 땅을, 단비가 자라는 우리 집을 어떻게 기를지 이야기하면서 씨익 웃었단다. 


잘해볼게.


202305 @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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