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에게 하는 말. 사실 나에게 하는 말. 023.
너의 할아부지가 계란 장사를 하실 때 거래처였던 돈까스집.
그 돈까스집을 강풀 작가가 좋아한다고 해서, 그냥. 왠지 모르게. 엄청나게 기뻐했던 기억이나.
아빠도 할아부지를 따라 몇 번 그 돈까스집에 계란을 들고 갔었지. 그 돈까스 집 앞에 있는 작은 동네 빵집도 참 좋았는데...
아무튼. 그래서 그런지 강풀 작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동네를 거닐다 몇 번 만난 것 같기도 하고, 작가보다는 동네 형 같은 느낌이 들어.
그런데... 그 형이 엄청나게 멋있는 형이라서. 왠지 뿌듯하기도 하고... 괜히 나까지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도 들어.
그 형의 작품이 모두 좋지만 그중 <26년>에 이런 대사가 나와.
"허허... 착하게 사는 거 좋지. 그런데 착하게 사는 거랑. 올바르게 사는 거랑은 다른 것 같아.
남들이 하자는 대로. 그저 반대하지 않고... 하자는 대로 하면 착하다는 말을 듣게 되지.
착하게 사는 것은 생각보다 쉽네. 올바르게 사는 것이 어렵지.
지금은 착하게 사는 것보다, 올바르게 사는 게 맞는 것 같아."
아빠는 단비가 올바른 사람이 되었으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