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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rard Jul 27. 2022

망상 속 'Sleepless'

Sleepless, Sleepless, Sleepless

Do you have trouble sleeping?
Do you have nightmares?
Are you heartbroken?
Do you feel down
depressed? hopeless?

Do you miss someone?
Do you find that things you once enjoyed no longer interest you?
Are you lonely?
Are you always sleepless?


2019년에 발매된 에픽하이 Sleepless 앨범의 Intro 곡의 노래 가사다. 그냥 정말 Intro란 표현이 딱 어울리는 1분 5초짜리 곡이다. 잔잔한 피아노 연주곡이 흐르고, 여자 목소리의 기계음이 가사를 읊기 시작한다


이 노래를 들을 때면 한 장면이 상상된다.


선 잠을 자다 깬 주인공이 불 꺼진 방 안에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린다. (자세히 들어보면 노래 속 주인공이 문자를 쓰는 소리가 들린다)

주인공은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졌고, 그 사람에 대한 그리움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본 AI 로봇이 침대 곁으로 다가가 말을 걸기 시작한다. 인간의 심리 변화까지는 감지하지 못하기에

로봇은 계속 질문을 던지며, 주인공의 심정을 헤아려보려 노력한다.


너 불면증이야?

안 좋은 꿈 꿨니?

마음이 아파? 우울해? 희망이 없다고 느껴져?

누가 보고 싶어서 그런 거야?

한때 즐거웠던 일들이 이젠 아무런 감흥이 없어?  

외로워서 그래?


하며 말이다.

주인공은 AI 로봇의 걱정스러운 질문들이 딱히 싫지 않아 곁을 내어주기로 한다.


타블로가 어떤 의도로 이 노래를 만들었는지 모른다.

그저 내가 받아들이는 대로 떠올렸을 뿐.


삶은 오롯이 나 혼자 소화해야 하는 것이라지만.

인생을 살다 보면 체한 것처럼 혼자서는 도저히 소화가 되지 않는, 세상의 무게가 온전히 날 짓누르는 것 같은 날들이 있다. 그런 날이면 누구에게라도 좋으니 기계적인 위로라도 받고 싶어 진다.


어쩌면  짧은 노래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편지가 아닐까 망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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