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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미남 Feb 15. 2024

남편의 백발

덕분에 난 어려보이고 좋지 뭐

















































남편의 머리는 무척 하얗습니다.

검은 머리보다는 흰 머리가 압도적으로 많은 74년생이에요.

남편의 또래 아저씨들은 (죄송합니다. 그런데 아저씨 맞으니까요...) 대부분 염색을 주기적으로 하는데

남편은 염색을 안하고 그대로 냅뒀더니 제법 멋진 색의 반백발이 되었어요.


이제야 갓 마흔이 된 (사실 정부가 나이 에누리를 해줘서 이젠 정확히 몇살인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최근들어 새치 가닥이 부쩍 보이기 시작했지만,

남편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새치가 많이 있었습니다.


가뜩이나 작은 덩치에, 키도 크지 않고, 얼굴도 새까매서 별로였던 첫인상이 더욱 썩....좋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이상하게 결혼할 것 같다, 결혼하면 차암 좋을 것 같은 분이다 라고 생각했던 것이

진짜 부부가 되었고요.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하게 더 좋은, 아주 볼매랍니다.


피부가 하얀 편에 까만 머리인 저와 대비가 되게 얼굴도 까맣고 흰머리가 성성한 것이

남들이 보기에도 부부로는 .... 허헛, 오해를 많이 받긴 했습니다만.

그래서 적당히 비슷해 보이게 염색을 하자고 그토록 꼬셨습니다만

한 고집 하는지라 절대 염색 안하고 그대로 냅두더라고요.

더 찔러봤자 그 다음은 어떻게 될지 너무 잘 알다보니

그래, 니가 나이들어 보이지 뭐. 이러고 냅뒀는데요.


어느때부터인지 남편의 흰머리가 가득한 반곱슬머리가 너무 멋져 보이는 겁니다..

(제 콩깍지는 일반콩 아니고 거의 작두콩정도 됩니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내가 너무 어려보여서 말도 안되는 개이득까지 보고 있으니

뭐, 이대로가 저는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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