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너무 믿으면 생기는 흔한 시월드 에피소드
우리 집은 삼대가 함께 삽니다.
결혼한 이후 신혼 때 잠시 인도에서 살았던 1년을 제외하면, 14년이 되었네요.
시엄마는 찜질방에 가시는 걸 좋아하셔서
종종 목욕도 할 겸, 뭉친 몸도 풀 겸 찜질방에 자주 가시는데
그럴 때면 꼭 저에게는 말씀을 하고 가세요.
제가 차로 모셔다 드리기도 하고요.
그런데 며느리인 저도 일이 있어서 나가야 하는 날엔
시엄마와 함께 스케줄 먼저 미리 확인하는 치밀한 계산을 한 뒤, 시 아빠가 드실 점심을 간단하게나마 준비해놓고 나갑니다.
며느리가 바쁘면 시엄마가 차려주시고,
시엄마가 바쁘고 제가 일이 없으면 시 아빠와 점심을 함께 먹어요.
함께 산 세월은 두 분의 부부생활 기간보다는 짧지만,
가랑비에 옷이 푹 젖어버리듯 저희 시부모님도
겁도 없고 늘 헤헤 거리는 며느리에게 더 익숙해지신 모양인지,
서로 믿거니 하고 저에게만 일정 브리핑을 하시는 경우가 무척 빈번합니다 ㅎㅎ
그런데 문제는!
저도 믿거니~ 하고 시엄마 일정이 있으신 날이면 직접 말씀하시겠거니~하고 시 아빠에게 말을 안 한다거나,
시 아빠 또한 저에게만 말씀하신 뒤에 제가 전달을 안 해서 어디 가셨는지 찾기도 하는 일이 다반사예요.
시엄마는 뒤늦게 알고 나서도
“아 나갔구나~”
하고 끝이지만
시 아빠는
“왜 얘기 안해줘잉!”
하시거든요 ㅋㅋ
타고난 며느리의 본성이 이렇게 속이 편하고
서로 너무 믿어서 의견 전달이 잘 안 되는 삼대가 사는 집의 흔한 일상.
앞으로도 이런 일들은 종종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15년간 그랬던 것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