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돈은 부족했지만 그럼에도 늘 배가 부를 수 있었던 건
인도 현지 음식 가격은 정말 저렴했기 때문입니다.
배가 터지게 먹고 나서도 뒤돌아서면 금방 배고플 나이 스물둘,
그때 당시만 해도 유학생의 수준으로 한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은 배낭여행객의 성지인 빠하르 간즈 안에 있는
한국 레스토랑뿐이었어요.
(뉴델리나 구르가온으로 가면 제대로 된 한국음식을 비싼 가격에 먹을 수 있었겠지만! 아이 해브 노 머니!)
하지만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제가 인도음식은 물론
향신료 향이 강해도 잘 먹었다는 것!
커리에 난은 하루에 한 끼 꼬박 먹었고요
먹고 나면 시원한 라씨에, 간식 타임엔 따끈 달달하고 향긋한 짜이 한 잔
달달한 게 먹고 싶은 날엔 근처 스위츠 가게나 노점에서 갓 튀긴 달다 못해 머리가 아픈 잘레비도 먹고
바삭바삭 튀긴 따끈한 사모사도 먹었습니다.
한식이 먹고 싶은 날은 저렴하면서도 한국 음식과 비슷한 티벳 음식인 뗌뚝, 뚝바 를 먹고
만두와 똑같은 모모를 먹으며 뱃속의 허기짐은 물론 마음도 가득 채웠지요.
신나게 먹을 땐 몰랐습니다.
물갈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서 제가 정말 길거리의 소처럼...
배출을 하게 될 줄은요.
인턴 생활 시작 전까지 저는 계속 끊임없이 배출했고
중간에는 몸도 많이 아팠습니다.
다시 생각해 보면 그때 당시 제대로 병원에도 갈 수 없고
물도, 음식 위생도 좋지 않아 A형 간염에 걸렸던 게 아닐까 싶어요.
입은 자꾸 당기고, 먹으면 먹을수록 자꾸 쏟아내고,
그럼에도 둔해서 아무 생각 없이 먹어댔던 스물둘 미남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