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량 Apr 11. 2021

"이건 내길이 아닌가?" 생각이 들 때

돌아보니 명확히 보였다.

20대의 대부분을...
30대의 또 상당 기간을...
원치 않는 곳으로 흘러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어느 것에 에너지를 다 쏟아도 결과가 나오지 않고,
<내 것이 아닌가> 하고 돌아선 적도 많았고,
그렇게 헛물을 켜는 듯한 느낌들...

파도 파도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한동안 마음을 다독이며,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무언가를 다시 파보고,

한번 쌓아 올려도 보고,
그러나 그게 아니었고,
허송 생활을 보내는 것은 아닌가?
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렇게 살게 되면 되는 것일까?

불명확하고 추상적인 것들로 지쳤던 경험이
꽤 많이 있습니다.


누구나 하나의 <건축물>이 된다

하루하루 살아가며,
자신만의 건축물은 완성되어 간다


이제 지나고 보니 20대, 30대에 했던 것들이 헛발질이 아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전 건축을 한 경험이 꽤 있습니다. 건축을 하다 보면, 땅을 다지고 기초를 만들고 벽돌을 쌓아 올립니다. 그때까지는 이 건축물이 도무지 어떤 모습인지, 잘 되어가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


<바닥을 견고하게 다지는 것>은, 대중없이 이곳저곳 땅을 반복해서 두드리는 것입니다. 벽체를 쌓아 올리는 것은 올라갈 때는 건물을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20, 30대의 불투명한 것들은
바닥을 다지는 것과 벽체를 쌓아 올리는 기간이었다.

설사 엉뚱한 곳에서 쌓아 올린 벽돌도, 헛발질도,

지금 와서 보면, 건물 어딘가에서 <벽체를 이루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붕을 올릴 때쯤이면, 알게 됩니다.

그 모든 것들, 젊음의 열정과 실패, 헛물, 후회했던 시도, 허송세월까지도 건축물 어딘가에서 지붕을 <든든하게 받치고> 있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꼭 하고 싶은 말은 <지붕을 꼭 올리셨으면 합니다>.

지붕을 올려야 그동안의 것들이 하나의 건축물로 이어져 <나>라는 건물이 준공되어 세상에 보여줄 수 있습니다. 지붕을 올리는 것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지금 마음속에 생각하는 것,
그것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는 것,

단지 그뿐입니다.


저는 뛰어난 능력도, 배경도, 행운도 있는 편이 아니지만, 끝까지 하는 것의 강력한 힘을 알고 있다는 것, 단지 그것만 알 뿐입니다. 지금까지 만들어 왔던 것도 그것 때문이란 생각을 합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정체된 것 같고 거기다 또 다른 악재가 덧붙여진다면, 자신의 건축물도 진부한 모노그램이 아닌, 향취가 짙게 베어나는 꽤 괜찮은 <작품>으로, <건축물>로, 지어지는 기회를 준 셈입니다.


꼭 절망할 필요도 없고, 그저 자신의 난이도에 맞춰 선택하면 되는 것, 그뿐입니다.


<"나"라는 플롯의 전개>

일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풀 죽어지낼 필요 없다

삶이 예술작품이라며,

한번 흘겨 넘길
진부한 <모노그램>이 아닌,

묘한 매력을 지닌 <플롯>을,
내게도, 담을 수 있는 기회를 준 셈이다

그 드라마는,
향취가 짙게 배어나고

긴장이 스민,

꽤 괜찮은 <작품>으로

전개되고 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