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잊을 수 없는 날, 그리고 수없이 보낸 편지

by 별의기록

<나는 너를 품었고, 너는 나를 살렸다>

잊을 수 없는 날들을 기록합니다.

사랑이 남긴 상처와 다시 살아가게 한 온기에 대하여.


※ 이 브런치북에는 반려동물의 죽음, 이별, 강한 감정 묘사가 다소 포함되어 있습니다.



2002년 10월 3일, 네가 태어난 너의 생일.

2019년 6월 24일, 네가 처음으로 쓰러졌던 날.

2019년 8월 31일, 네가 우리 곁을 떠난 날.

2019년 9월 1일, 품에 안기던, 따뜻하다 못해 뜨거웠던 네가 차갑게 식은 작은 돌이 되어 차가운 병에 담겨 안겼던 날.

2019년 10월 3일, 처음으로 너 없이 보냈던 너의 생일.

그리고 2019년 12월.

네가 떠난 빈자리를 그 무엇으로도 채우지 못해 몸이고 마음이고 망가지고 또 망가져 버려 스스로 정해놨던, 내 마지막이 될 뻔했던 그 어느 날.




 안녕, 토토야.


 17년을 수없이 부르고 또 불렀던 이름이었는데, 네가 떠난 뒤로는 한동안 입 밖으로도 꺼내지 못했어.


 마음속으로는 수백, 수천 번을 부르고 또 부르며 울었는데, 차마 입 밖으로는 꺼낼 수가 없더라.


 토토야, 하고 부르면 조용하다가도 타닥타닥 발톱 소리 내면서 달려오던 네가, 손가락 두 마디만 한 짧은 꼬리를 흔들면서 달려오던 네가, 더 이상 불러도 오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아서 부를 수가 없었어. 네가 없다는 걸 더 실감하게 될까 봐.


 한 손으로도 번쩍 들 수 있을 만큼 작았던 네가 떠난 빈자리는 그렇지 않더라. 온 집안을 가득 채운 것처럼 토토, 너란 존재는 너무 컸어.


 너로 인해 웃고 떠들던 가족들의 대화는 끊겼고, 집안은 네가 떠나기 전에 시간이 멈춘 것처럼 네 물건들로 가득했지.


 네가 없는 우리 집은 너무 조용하다 못해 삭막할 정도였어. 가끔 누군가가 소리 죽여 우는 소리만 들릴 정도로.


 널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너와 관련된 건 작은 것 하나도 너무 소중해서 버릴 수가 없었고, 커다란 상자에 차곡차곡 모아뒀어. 그리고 그 상자는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몇 번 열린 적 없이 판도라의 상자처럼 꾹 닫혀있어.


 이제는 네가 집 안 곳곳에 남기고 간 흔적을 봐도, 네 이름을 불러도 웃으며 떠들 수 있지만,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네가 만들고 간 빈자리는 여전히 너에 대한 그리움과 그날의 눈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아.


 그래도 너로 인해 또 다른 자리를 만들 수 있게 됐어.


 절대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널 따라가는 것밖에 없다고 여겼는데, 네가 남기고 간 그 자리 바로 옆에 세 개의 자리를 만들었어. 토토의 누나가 아닌 낯설고도 또 어딘가 익숙한 셋을 위한 엄마라는 자리를.


 네가 아니었다면 절대 만들 수도 닿을 수도 없었을 공간은, 아마 그게 네가 남기고 간 선물이겠지.


 토토야, 누나는 네가 준 선물로 다시 살아볼게.





★ <네가 준 선물로 다시 살아볼게> 다음 화는 19일 수요일 오후 8시에 업로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