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만남 그리고 이별

1-1 <첫 만남:너와 나의 시작> (1)

by 별의기록

<나는 너를 품었고, 너는 나를 살렸다>

잊을 수 없는 날들을 기록합니다.

사랑이 남긴 상처와 다시 살아가게 한 온기에 대하여.


※ 이 브런치북에는 반려동물의 죽음, 이별, 강한 감정 묘사가 다소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 10살, 너 1살. 우리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내가 10살이던 해의 10월 3일. 작은고모가 키우던 강아지 바비가 새끼를 낳았다.


 이미 몇 번의 출산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강아지들을 보러 갔을 뿐, 데리고 오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바비는 요크셔테리어였고, 10살 이전인 더 어릴 적부터 많이 보던 강아지였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난 어릴 때부터 강아지를 무서워했다. 강아지 인형은 좋아하면서도 살아 움직이는 강아지가 낯설었던 걸까. 귀, 코, 발끝을 보기만 해도 도망 다니기 바빴다. 사촌 언니가 키우는 강아지가 있었는데, 5살에서 7살 무렵 그 강아지와 찍은 사진에는 어른 뒤에 숨거나 울고 있는 사진이 대부분이었다.


 그 정도로 강아지를 무서워하던 나에게 바비는 조금 신기하고 특별했다. 절대 가까워질 수 없는 강아지란 존재에게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아이였으니까.


 그런 바비가 낳은 강아지라니. 이미 몇 번이나 봤음에도 무섭기보다는 귀여웠기에 보러 가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었다.


 그렇게 주말이 되기를 기다리다가 우리 가족은 할머니 댁으로 향했다. ‘개’가 아닌 ‘강아지’를 처음 보는 건 아니었다. 바비는 이전에도 여러 번 새끼를 낳았었으니까.


 그런데 그날은 뭔가 특별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도착한 할머니 댁에서 마주한 바비의 새끼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직 작았던 내 손바닥만 한 강아지들은 바닥을 꼬물꼬물 기어다니고 있었다.



 작으니 무섭지 않았던 걸까. 난 머뭇거리면서도 강아지들 사이에 앉았고, 까만색 강아지들은 눈도 못 뜬 채로 방바닥을 기어다녔다. 꼬물꼬물 도달한 곳은 그 당시 유행했던 가죽 술이 주렁주렁 달린 나와 내 쌍둥이가 입고 있던 치마였다.


 강아지들은 그게 뭔지도 모른 채, 이빨도 나지 않은 입으로 앙앙 물며 질겅질겅 씹었다. 서로 물겠다고 엎치락뒤치락 난리인 그 모습에 난 홀딱 반해버렸다.


 무조건 강아지를 데리고 와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집으로 강아지를 데리고 가야 한다. 그때는 동생이 생긴다는 것보단 그저 어린 마음에 강아지가 키우고 싶었던 것 같다.


 집으로 돌아온 우리 네 식구는 모여서 가족회의 아닌 회의를 시작했다.


 엄마는 무조건 반대인 입장이었다. 산책이며 밥 주는 것, 씻기고 배변을 치우는 것까지 다 집에 있는 엄마가 해야 하니 안 된다며 반대부터 했다. 그러나 우리 자매는 너무 키우고 싶었기에 학교에 다녀오면 잘하겠다는 말로 엄마를 설득했다.


 지켜질지도 모를 말을 일단 내뱉고 보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엄마를 설득하고 나니 아빠의 대답은 들을 것도 없이 찬성이었다. 결과는 뻔했다.


 찬성 3명과 반대 1명.


 과반수 이상으로 바비가 낳은 강아지 중 한 마리를 우리 집에 데리고 오기로 했다.


 고모에게 먼저 그 사실을 알렸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돼서 한 달은 바비와 함께 있어야 한다는 말에 우리는 한 달이란 시간을 기다렸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보내는 한 달이 그때는 얼마나 길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가을에서 겨울에 접어들 즈음, 토토는 우리 집에 왔다.


 제일 먼저 태어난 첫째. 콧등이 길어 잘생겼다는 친할머니의 추천으로 온 강아지의 이름은 토토였다.



 토토. 실키테리어 토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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