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만남 그리고 이별

1-1 <첫 만남:너와 나의 시작> (2)

by 별의기록

<나는 너를 품었고, 너는 나를 살렸다>

잊을 수 없는 날들을 기록합니다.

사랑이 남긴 상처와 다시 살아가게 한 온기에 대하여.


※ 이 브런치북에는 반려동물의 죽음, 이별, 강한 감정 묘사가 다소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쉽게도 토토란 이름은 강아지가 오길 기다렸던 우리가 짓지는 못했다. 우리가 학교에 가고 아빠가 일을 나간 사이, 이름을 지어야 한다는 고모의 전화를 받은 엄마가 갑자기 생각나서 지은 이름이었으므로.


 까만색 털이 매력적이었던 강아지 토토.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이름은 없었다. 별다른 뜻은 없지만, 태어날 때부터 토토라는 이름을 가지고 태어난 것처럼 토토는 처음부터 우리에게 그냥 토토였다.


 사실 그 당시에는 요크셔테리어랑 실키테리어를 구분하지 못했다.


 어쩌면 지금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다. 우리 가족도 실키테리어란 종이 뭔지도 몰랐으니까.


 그런데 아무리 봐도 요크셔테리어의 특징과 너무 다른 모습에 찾아보니 토토는 요크셔테리어가 아닌 실키테리어였다.



 토토가 우리 집에 온 뒤, 우리는 누구의 말도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삼남매가 되어갔다.


 첫째 누나, 둘째 누나, 그리고 사고뭉치 막내 개동생.


 토토가 들어오면서 우리 집엔 웃을 일이 많이 생겼고, 지금도 가족들이 모이면 그때의 일화들을 꺼내며 웃곤 한다.



 몇 가지 일화를 꺼내자면, 집에 왔을 당시, 너무 작은 토토 목에 방울 달린 목걸이를 걸어놓았다. 애가 툭하면 사라진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작은 몸으로 집을 얼마나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는지. 토토가 없어지면 우리는 딸랑거리는 방울 소리를 찾아 집안을 돌아다녔다.


 하루는 안방에서 방울 소리가 들리는데, 아무리 찾아도 토토가 보이지 않았다.


 혹시 다른 곳에서 들리는 소리는 아닌지 다른 곳도 다 찾아봤지만, 토토는 어디에도 없었다.


 한참을 헤매던 우리가 토토를 찾은 건 침대 밑, 좁은 틈 사이에서였다. 가족들의 눈을 피해 얼마나 잘 숨는지. 벽이 있는 곳까지 깊게도 들어가서 좋아하는 장난감과 사료로 유혹도 해봤지만 나오지 않았다.


 “토토야”

 “왜 거기 있어. 빨리 나와.”


 애타게 불렀음에도 토토는 나오지 않았고, 마지막 수단으로 꺼낸 간식에 넘어와 침대 밑에서 재빨리 나왔다. 먹보 기질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또, 이 말썽꾸러기 토토는 조금 컸을 때 엄마가 입던 겨울 외투 소매로 들어간 적도 있었다.


 들어갈 땐 잘 들어갔는데 나오지를 못해서 낑낑거리는 토토 때문에 가족들은 옷을 잘라야 하나, 아니면 애를 어떻게 빼야 하나 전전긍긍 고민했다.


 웃기게도 고민한 게 무색할 만큼 언제 다 죽어가는 것처럼 살려달라고 낑낑거렸냐는 듯 토토는 조금 도와주자 곧바로 나와 가족들을 안도하면서도 웃게 했다.



 엄마, 얘 또 사고 쳤어!


 한 번은 그런 일도 있었다.


 가족들은 전부 강아지를 잘 몰라 서툴렀고, 인터넷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던 때였다.


 토토가 싫어하는 건 하지 말자! 이런 생각으로 발톱 정리를 안 해줬었다. 이 엄살쟁이는 발톱만 깎아도 “나 죽는다!”하며 비명을 지르고는 했으니까.


 그날은 늦은 밤이었다.


 토토의 며느리발톱이 빠진 적이 있었는데, 어린 나이에 우리 자매는 피가 나자 큰일이 난 줄 알고 상처가 덧나지 않게 붕대로 칭칭 감아놨었다.


 붕대를 감기 전까지 아무렇지 않게 뛰어놀던 토토는 우습게도 붕대를 감아주자마자 아픈 애처럼 한쪽 발을 든 채 껑충껑충 뛰었고. 우리의 잘못이란 생각에 미안한 마음으로 간식을 줬다. 그때는 무조건 간식이 최고란 생각이었으니까.


 토토는 그렇게 몇 개인지도 모를 간식을 전부 먹어 치우고 또 얻어먹었다.


 가족들은 애가 잘 먹으니까 괜찮구나, 안심하면서도 날이 밝으면 바로 병원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쪽 발을 든 채로도 잘 돌아다니는 토토 때문에 붕대는 금방 풀렸다. 방금까지 아프다며 끙끙거리고 절뚝거리던 애가 맞는 건지. 그때는 또 아무렇지 않게 집을 돌아다녀 우리는 한동안 엄살쟁이라고 부르며 놀리기도 했다.



 딸 둘밖에 없는 집의 막내아들 토토.


 강아지를 가장 반대했던 엄마는 어느새 토토를 가장 생각해 주고 사랑해 주는 사람이 되었고, 우리 집에서 강아지 그 이상으로 가족이 되었다.


 사고뭉치였지만, 그래서 혼나기도 많이 혼났지만, 가족들은 토토를 많이 사랑했고, 또 지금도 사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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