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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겸 Jan 15. 2021

당신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열 번째 책 - 『미술관에 간 심리학』/ 윤현희

알랭 드 보통은 예술작품을 통해서 인간이 심리적 위안과 고양을 받을 수 있는 사실을 그의 저서를 통해서 반복해서 언급한 바 있다. 예를 들어, 『불안』에서는 "자신이 하찮은 존재라는 생각 때문에 느끼는 불안의 좋은 치유책은 세계라는 거대한 공간을 여행하는 것,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예술작품을 통하여 세상을 여행하는 것이다."이라고 했으며, 『영혼의 미술관』에서는 "예술은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인생을 이끌어야 할 때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일깨워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물론, '보통'이 그렇게 말했다고 해서, 우리가 정말 그처럼 느낀다거나 느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만약, 예술작품과 작가가 가진 이야기와 배경을 모른 채 작품을 감상한다면, 아마 우리네 각자의 경험, 기억, 취향, 감정, 사건 등에 연관시켜 느낄 것이다. 하지만 알게 된다면, 아는 만큼 보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지식과 감정이 확대되어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화가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림이 더 잘 보인다.
미술과 심리 공부를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책!
심리학을 공부하러 미술관에 간다.

이 책의 앞뒤 표지에 소개된 문구이다. 독자의 시선을 끌기 위한 마케팅 문구임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이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 당신은 더 이상 그 문구에 시선을 두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심리학을 공부하는 책이 아니라 치유와 위안을 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글쓰기처럼 회화도 삶을 치유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될 것이고 현대 심리학이 이를 부연할 것이다.

<the garden of st.pauls-hospital at st-remy_1889 / Van Gogh>
<HESSE, HERMANN 작품>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스스로를 구원하기를 원했던 '빈센트  고흐', 그림으로 처절하게 고통과 공포를 마주했던 '에드바르트 뭉크', 수채화 정경으로 노년에 유년을 치유했던 '헤르만 헤세', 자화상과 누드를 자기 치료의 과정으로 삼았던 '수잔 발라동' 그리고 죄를 구원받고자 하얀색을 그렸던 '모리스 위트릴로' 통해 위대한 예술가의 삶이 우리네 분투하는 삶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분명 존재하지만.


<by the window / 에드바르트 뭉크-1940>
<the blue room / 1923 / 수잔 발라동>

책에서 인상주의 화가 '에드가 드가'(정작 본인은 인상주의와 거리를 두었다)는 문제적 모델 '수잔 발라동'의 그림을 보며 '너도 우리 중의 하나구나(You are one of us)'라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 프랑스에서 데생으로 유명한 '드가'가 '발라동'의 데생을 보고 동질과 공감을 느꼈기에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나도 동질과 공감을 통해 위안을 느꼈기에 이 책에 소개된 위대한 예술가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들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You are not different from us)
그래서 위안이 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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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출처 : wikiar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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