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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칸스 Sep 06. 2021

오늘 선택의 종착점이 어딘지 모를지라도

과거의 선택이 오늘은 만들고, 오늘의 선택이 내일을 만든다. 과거의 선택과 오늘의 선택이 동일하더라도 결과는 같지 않다. 그것이 우리를 더 주춤하게 만든다. 도대체 무슨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일까. 이 선택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언제나 선택이라는 것은 그에 따른 결과가 있기 마련인데, 결과라는 것은 매번 우리의 생각과는 다른 방식으로 흘러간다. 그것이 다시 한번 또 우리를 주춤하게 만든다. 견딜만할 것이라도 생각했던 선택이 막상 닥쳐보니 죽을 것만 선택들이 있고, 이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어쩔 수 없이 했던 선택이 생각보다 견딜만한 경우가 있다. 그렇게 우리는 선택들 안에서 희망과 좌절을 끝도 없이 경험한다.



두 가지 갈래 길에 섰을 때, 누군가는 A로 가라 하고 누군가는 B로 가라 한다. 중간지점은 제시조차 하지 않는다. A가 답이라고 말하는 자들도 수두룩하고, B가 답이라고 말하는 자들도 수두룩하다. 그리고 그에 대한 타당한 이유들은 천차만별이다. A의 길로 들어서서 생각지도 못한 상황들과 어려움으로 인해 A가 틀렸음을 깨닫고 동일한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B로 들어서지만, 이상하게도 내가 생각했던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기도 한다. 그러면 도대체 답이 무엇이란 말인가.



인생이 수학공식인 것처럼 답이 딱 떨어지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인생은 그리 자비롭지 못하다. 하나의 선택에 또 다른 선택이 오고, 그 선택에 또 다른 선택이 온다. 하나의 선택이지만 거기에는 수만 가지 선택이 온다. 치열하게 고민하고자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인생은 그리 자비롭지 못해 고민할 시간 따위 허락하지 않는다. 계속 선택을 강요한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흘러가고, 그 안에서 우리는 최선의 결정을 해야만 한다. 설령 그 결정이 엿같은 결정이 될 지라도 선택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까지 져야만 한다. 누구에겐가 하소연을 하고 싶지만, 그것을 오래 들어줄 사람도 없다. 그것을 변명하고 싶지만, 온전히 이해해주는 사람도 없다. 그저 선택 끝에 우리에게 놓인 것은 상황이 어떻든 간에 그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뿐이다. 책임을 온전히 지고 난 이후에야 인간은 성장하면서 '그때는 어땠노라'라고 말한다. 그때서야 모두가 공감하며 박수친다.



오늘의 투쟁 끝 선택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모른다. 원하는 바를 향해 나아가는 길이면 참 좋으련만, 반대의 방향이 될 수도 있다. 종착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간절히 원하는 무언가를 향해 선택해 나가다 보면, 굴곡 진 산맥을 돌고 돌아 근처까지는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현실을 유지하며 또다시 버텨내고 선택을 해 나가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마지막에는 원하는 종착지에 도달할 수 있기를, 그리고 고생했던 길을 잊지 않고 살아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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