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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칸스 Jan 08. 2021

신의 영역은 정말로 존재하는가

종교에 관한 고찰

종교


그것이 무엇이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찾아다니는 것일까

그것이 무엇이기에 한 사람의 인생을 구원시키기도 하고, 파멸시키기도 하는 것일까



나의 원가족도, 나의 현가족도 모두 기독교 집안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란 나는 당연히 기독교인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기독교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종교활동을 안 하면 인생이 큰일 나는 것일까?

종교를 믿는 것이 정말 인생에 큰 도움이 되는 걸까?


나는 원가족이 믿는 하나님으로 인해 가족이 파탄의 지경에 이르렀고, 현가족이 믿는 하나님으로 인해 내 삶 안에 내가 없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기쁨과 소속감과 즐거움 사이와 홀로 있을 때 느끼는 외로움과 공허함과 우울함 사이에서 매일매일 감정달리기를 했다. 다양한 의문들을 지니고 신앙생활을 하면서 무언가를 확인하는 작업들을 했고, 오랜 고민 끝에 이 종교를 나와보기로 결심했다.


정말 신의 영역이 있는지, 나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은 없는지, 주변의 영향은 없는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등의 의문을 품고 인생을 살아갔고, 인생을 살아가는 가운데서 끊임없는 논박과, 다양한 책들을 읽어나가며 답을 찾았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터지는 종교와의 싸움, 기독교내에서의 싸움, 수없이 등장하는 다양한 사이비와 목사들의 비윤리적인 행동들을 지켜보고, 웹툰 닥터프로스트를 보면서 종교가 얼마나 인간의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 또한 알게 되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것에 있어 나의 의지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아무리 주변에서 도와주고, 아무리 좋은 운들이 들어오고, 아무리 신앙심이 강해도 스스로에 대한 뿌리가 없다면 결국 거센 파도가 들이닥쳤을 때 무너져버리고 마는 것이 인간이다. 자아가 없는 종교는 결국 세뇌당하기 쉽고, 맹목적인 믿음을 지니게 되는데, 군중심리에 의한 집단의 영향력이 커져버리면 그보다 더 위험한 집단이 있을까 싶다. 자신을 구원했다고 해서 그 대상이 무조건 진리라는 법은 없다. 냉정하게 말하면 자신의 약한 부분을 대상이 채워준 것이고, 그 약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계속 그곳에 있는 것이며, 그 대상은 그것을 이용하기 쉽다. 선을 행하는 자들이 있는가 반면, 선을 행하는 척하면서 이용하는 자들이 있다. 스스로가 어떤 상태인지, 이 관계가 어떤 관계인지, 그 대상이 어떤 상태인지 점검하지 않는다면 결국 파국으로 가게 될 것이다. 물론 당사자들은 파국이 파국인지 모를 것이다. 자신이 알고 믿고 있는 것이 진리라고 생각할 테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가 믿고 있는 것에 대해 점검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의지대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분명 신의 영역, 운의 영역이 존재한다. 아무리 노력했는데도 안 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별 노력하지 않았는데 잘 되는 사람이 있고, 갑자기 잘되는 날이 있는 반면, 갑자기 기세가 꺾이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삶에 대해 터득하다가도 어느 순간 인생이 도대체 뭘까 라는 고민까지 가기도 한다. 자신에 대한 믿음은 분명히 필요하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만 믿고 가다가는 자만심으로 변형되어 큰 코를 다칠 위험이 있다. 어쩌면 자기 자신만 믿지 말라고 초자연적인 영역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인생뿐만 아니라 대인관계 측면에서도 분명 서로의 기운이 존재한다고 나는 결론이 내려졌다. 내가 지나온 다양한 관계들, 그리고 그 이후 내가 읽었던 책들을 보면서 좋게 발현되는 기운이 있고, 나쁘게 발현되는 기운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왠지 같이 있으면 편한 사람이 있고, 왠지 같이 있으면 불편하고 기가 빨리는 사람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럴 때 인간의 직관은 정확하다




종교


그것은 분명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종교를 존중한다. 종교들의 싸움이 존재하는 이유는 각자의 것을 우기느라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종교가 추구하는 것은 단 하나, 인간의 행복이라고 생각이 든다. 각자의 행복을 위해 종교를 믿고, 그 안에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종교활동들을 펼친다. 그러나 그 안에 자아가 없거나,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다면 파국으로 흐르게 될 것이다. 


난 하나님을 믿지만, 기독교에 속하지 않으려 한다. 그것을 내 삶에 지배하게 하여 타인에 대한 존중을 밟아버리고 싶지는 않다. 나의 중심은 만들되, 그것을 지배하게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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