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1일부터 아무리 바빠도 매일 글을 썼다. 방송작가로, 프리랜서 작가로 13년 넘게 글을 써왔으니 글쓰기 자체는 밥 먹는 일처럼 익숙했다. 하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목적의식을 갖고 한 달 동안 글을 써본 경험은 아마도 평생에 처음인 듯하다.
#아바매글 의 룰은 간단했다. 매일 4줄 이상 글을 쓰고 인증할 것. 3일 연속으로 글을 쓰지 않으면 강퇴. 총 횟수가 기준이 아니니빼먹으려면 얼마든지 하루 이틀쯤 빼먹어도 되는 상황(그래서 2기 룰을 바꿨..)이었다. 하지만 모임을 이끄는 내가 흐트러져서는 안 된다. 나는 설 명절에 대비해 글을 미리 써놓는 등 대비하여 1월 한 달을 알차게 글로 채울 수 있었다.
스무 명의 글쓰기 동료, 일명 '아바맨'들이 없었다면 가능했을까. 독서모임을 참여하면서도 느꼈지만, 무언가를 꾸준히 하려면 뜻이 맞는 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좋다. 그들은영감의 원천, 훌륭한 스승이자 독려자, 그리고 감시자이다.
매일 같은 소재로 나 포함 총 21명이 각양각색의 글을 면발 뽑듯 뽑아냈다. '손톱'이라는 소재에서 어린 시절 친구의 못난 손톱을 놀렸던 자신을 반성하는가 하면, '부모의 역할'이라는 딱딱한 주제로 저마다의 부모님을 회상하고, 이미 부모인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의 부모가 될 내 모습을 그려보기도 했다.
글은 그 사람이다. 자신만이 알고 있는 사연을 고유의 언어로 백지 위에 흩뿌린다. 글쓰기는, 어리숙하고 부족할지라도내가 이런 사람이다라고 세상에 선포하는 행위다.
여럿이 함께 하다 보니 때에 따라 더 공감받는 글, 덜 공감받는 글도 보였다. 그 차이는얼마나 진솔하게 썼느냐에서온 것 아닐까. 매일 글을 쓰며 가장 뼈저리게 느낀 점은 바로 이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