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독하는 브런치 작가님들의 출간 소식을 볼 때마다 제 일처럼 기쁘고, 사실은 많이 부럽기도 했거든요. 나는 언제쯤 이러한 소식을 알릴 수 있을까 조바심도 생기고요. 사실은 그동안 출판사 몇 곳에서 출간 제안이 왔었고 미팅도 했지만 진척이 잘 되지 않았어요. 그럴 때마다 '아직 1년도 안 됐잖아'하며 제 자신을 다독이고 그저 꾸준히 썼습니다. 그리고 네 번째로 제안이 온 출판사와 인연이 닿았습니다.
브런치를 처음 시작할 때, '무엇을 쓰지' 고민하다가 저의 방송작가 생활만 풀어도 책 한 권은 나오겠다 싶어서 그 이야기부터 시작했습니다. 10년 넘게 TV구성작가를 하면서 겪었던 우여곡절이 결코 평범치 않았으니 많은 분들의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그런데 쓰고 보니, 오히려 '방송작가도 평범한 직장인과 다르지 않구나'하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사회초년생, 일 머리가 없어 헤매던 막내작가 시절부터 책임감이 급격하게 무거워지는 메인작가로 성장하기까지,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애환이 녹아있더라고요. 그래서 책의 가제는 <방송작가도 평범한 직장인입니다>가 되었습니다.
어떤 모양새로 만나게 될지 저도 참 궁금하네요! ㅎㅎ
어제 눈보라를 해치며 우체국에 가서
사인한 계약서를 부치고 돌아왔습니다. 계약이 성사됐을 땐 마냥 기쁘기만 했는데 지금은 부담감이 더 크네요. 출간 목표일이 4월(!)로 가깝기도 하고, 꽤 많은 에피소드를 새로 쓰고 다듬어야 하거든요.
세상 모든 책이 그렇겠지만,
이 책은 제 인생 1/3에 가까운 세월을 담았고 또 방송작가 일을 정리한다는 의미가 있어서 저에게 굉장히 특별합니다.
독자님들께도 특별한 책이 될 수 있도록 그 어떤 때보다 심혈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그래서 당분간 브런치글 연재가 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브런치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브런치라는 플랫폼이 참 감사하네요. 마음껏 쓸 수 있도록 공간도 마련해주고, 기회까지 물어다 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