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는 하면 좋다
연애는 많이 할수록 좋을까?
20대 초반, 첫사랑과 이별 후 슬픔 속에서 허우적거릴 때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이별의 고통을 한 번도 겪지 않고 결혼에 골인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그만큼 이별의 타격이 컸고, 끔찍하게 두려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고기 맛을 안 이상 채식주의자가 되기 힘들 듯(?), 혼자보다 둘이 있을 때 더 행복하다는 것을 이미 안 이상 연애를 멈추긴 어려웠다. 결국 이별을 다시 겪지 않는 방법은 연애를 아예 하지 않거나 결혼을 하는 것, 둘 중 하나였다. 결혼한다고 영원히 이별하지 않는 것 아닌데 그땐 그렇게 믿었다. 나는 그래서 20대 때부터 결혼을 빨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우습지 않은가. 이별이 두려워 결혼을 하고 싶다니!
아무튼 바람과 달리, 나는 서른넷에 결혼을 했고 그 사이에 비슷한 고통을 몇 차례 마주했다. 그때마다 괴롭긴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조금씩 성숙했다. 그 지점은 연애의 횟수가 아니었다. 이별의 탓을 누구에게 돌리느냐에 달려있었다.
처음엔 모두가 상대방 탓이었다. 아니면 ‘인연이 아니었는가 보다’하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꾸 같은 일이 생기는 건 혹시 내 탓이 아닐까’ 하는 새로운 문제 제기가 생겼다. 그때부터 나 자신을 돌아보고 나의 단점이었던 배려심 부족과 욱하는 성격을 고치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그 끝에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했는데, 끔찍한 이별의 고통을 반성의 기회로 삼은 나를 기특하게 여겨 하늘에서 내려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의 결론은, 연애를 단순히 남녀의 사랑놀음이 아닌 인간관계 차원에서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결국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다. 특히 연애는 보통 1:1의 깊은 관계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친구와는 또 다르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새로운 모습과 단점을 발견하는 일은 매우 즐겁고, 또 의미 있는 일이기에 연애는 여러모로 유익하다.
연애를 안 하는 것보다는 이왕이면 하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그 횟수가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수와 단타로 연애하기보다는, 한 사람과 오랜 시간 공들여 쌓는 관계가 더 노력이 필요하고 그만큼 스스로를 단련시킬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연애 고수다.
그래서 진짜 결론은, 연애를 많이 하는 것은 중요치 않다. 꾸준히 하길 바란다.
'아무리 바빠도 매일 글쓰기'
이 글은 #아바매글 시리즈 중 '설득하는 글쓰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