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한껏 늘어져 자다가 눈을 떴다. 이대로는 반나절이 다 가겠다 싶었다. 침대에 누운 상태로 팔을 들어 올려 암막 커튼을 걷었더니 눈부신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남편은 필사적으로 내 베개 밑으로 얼굴을 파고들었다.
"야, 두더지 얼른 일어나."
"참나, 자기는 토끼면서."
평소 나에게 토끼를 닮았다 하는 남편이 비몽사몽한 목소리로 엉뚱한 소리를 덧붙였다.
"근데 토끼는 다리가 없나?"
이건 또 무슨 잠꼬대인가.
"다리가 없냐고?"
"토끼 다리를 본 기억이 없어서"
"무슨 소리야. 토끼가 뱀이냐, 다리가 왜 없어"
"오리도 다리가 없잖아"
"오리 다리가 왜 없어, 물속에 있잖아"
"안 보이잖아"
"토끼 다리는 땅속에 있나 보지 그럼"
나는 더 대답할 가치가 없다는 듯 마무리를 지으려다가 반박하지 못할 질문을 하나 던졌다.
"토끼 다리가 없으면 어떻게 뛰냐?"
남편은 지지 않는다.
"... 배로 튕겨서?"
튕길 수 있을 거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