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관심종자의 고백

숨겨왔던 나~의

by 글밥 김선영

나는 방송작가다. ‘작가’라는 이름이 붙으면 왠지 타고난 재능이 있거나, 오랜 세월 간절하게 바라 온 꿈을 이뤄낸 인물처럼 오해도 한다. 하지만 인생은 늘 예측불가! 나는 사실 방송작가라는 직업이 있는 줄도 몰랐다. 정말 우연하게 일을 시작했다.


학창 시절, 책을 좋아하는 평범한 여학생이었던 나는 누가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작가’라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 믿었다. 열심히 공부하면 그래도 국어 선생님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순진한 생각을 했다. 하지만 수능 점수에 맞춰 학과를 고르는 대실수를 저질렀고, 국어 선생님이 되려면 교육대학원에 가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정원도 적게 뽑는 데다 학비도 엄청나단다. 자신이 없었다. 다른 길을 찾기로 했다.


글과 관련된 직업을 찾다가 우연히 ‘출판 편집자’라는 일을 발견했다. 출판 편집자가 하는 일을 배우는 ‘출판 아카데미’라는 곳에 등록했다. 하지만 얼마 못 다니고 그만두고 말았다. 20년 넘게 출판 편집자로 뛰고 있다는 강사님의 말이 내 마음을 흔들었기 때문이다.


“여러분, 출판 편집자는 작가를 돋보이게 해주는 직업이지 본인이 빛나는 일이 아니에요. 본인이 주목받고 싶으면 ‘작가’를 하세요.”


‘그래? 그렇다면 작가를 해야겠다!’


나는 뭣도 없는 주제에 내가 돋보이고 싶었다. 유레카! 소심 대마왕인 나에게 ‘관심종자’ 기질이 있을 줄이야. 처음 발견한 내 모습에 조금 당황했지만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여 관심종자답게 살기로 결심했다. ‘먹고사니즘’은 해결해야겠다고 알아보다가 우연찮게 방송'작가’라는 일을 발견했다.


2007년, 그렇게 관심종자는 방송작가로 들어가는 첫 관문인 ‘막내작가’에 도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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