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끝나면? 끝이 맞는 거니?

by 글봉이

시험이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다.

LEET가 끝나면 나는 어떻게 될까?




3일 후면 시험이 끝난다.

처음 이직을 생각하며 시작한 여정.

3일 후 시험이 끝나면 정말 끝인 걸까?


잠시 생각해 보았다. 시험을 잘 보면 잘 보는 대로, 못 보면 못 보는 대로 나는 계속 살아가야 한다.


시험을 잘 보면 바로 토익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10월 원서 접수 전까지 원하는 점수를 만들어야 하니까. 혹시나 글의 주제가 ‘단기간에 토익 900점 만들기’ 같은 내용으로 바뀔지도 모른다. 하지만 늘 상상의 나래는 그보다 더 먼 미래를 향한다.


원서를 내고 합격 소식을 듣게 되면 2월에는 퇴사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한 달이라도 더 벌기 위해서. 연차를 소진하면 절반만 출근해도 되니 입학 준비에도 충분한 시간이 될 것 같다.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생각만 해도 묘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마치 내 꿈이 사직서 제출인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요즘 변호사 시험 합격률이 50% 정도이고, 재학생 합격률은 그보다 낮다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3년 학교를 다니고 첫해에 떨어지면 어떡하지? 어떤 아르바이트를 하면 생활비에 도움이 될까? 퇴직금으로 학비를 충당할 수 있을까? 아니면 서울이 아닌 이 지역 학교를 선택해야 하나? 온갖 현실적인 고민들이 머릿속을 채운다.


결국 “시험부터 잘 보고 생각하자”로 마무리된다. 이런 고민을 할 수 있게 된다면 행복한 고민일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다시 19살의 나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든다. 꿈 많고 철없던 시절, 수능 시험만 끝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줄 알았던 그때. 서울의 대학 캠퍼스 생활을 꿈꾸며 상상하던 19살의 글봉이는 그 꿈이 당연히 현실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39살의 나는 내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다. 이미 실패와 좌절을 맛보았으니까. 돌고 돌아 지방대를 졸업했고, 전혀 꿈꾸지 않았던 직업을 하고 있다.


가끔 모든 걸 그만두고 그냥 지금의 직장을 열심히 다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곧 나 자신을 다잡으며 앞으로의 삶을 위해 절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다짐한다.


올해 장마가 끝났다고 했는데,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다시 비가 내린다. 비에 취약한 몸이라 컨디션 관리가 중요한 지금,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다. 일요일만큼은 맑은 하늘이었으면 좋겠다.


집에서 아들이 보는 TV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머릿속에 맴돈다.


“비야 비야 오지 마! 다른 날 다시 오렴, 뽀로로는 놀고 싶어.”


노는 게 제일 좋다는 뽀로로의 노래가 세상 모든 어른에게도 울림을 준다.



흔들려도 괜찮은 사람의 기록. 글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