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D-2, 19살과 39살은 머가 다를까?

by 글봉이

수능을 세 번 봤다.

물리치료사 면허증을 위해 국가고시를 한 번 봤다.

그리고 두 번째 법학적성시험(LEET)을 이틀 앞두고 있다.




19살의 나는 고3 수험생이었고, 20살의 나는 재수생이었다. 23살의 나는 군대에서 수능을 준비하는 군인이었고, 27살엔 물리치료사 국가고시를 치렀다. 38살에는 가능성을 타진하러 첫 번째 LEET를 보았고, 이제 39살. 진짜 이직을 위해 두 번째 LEET를 본다.


19살 수능을 앞두었을 때는 성인이 된다는 기대감과 설렘이 더 컸다. 긴 수험생활에서 벗어난다는 해방감 때문이었을까, 오히려 마음은 편했다. 하지만 재수를 선택한 20살의 나는 달랐다. 부모님에 대한 죄송함, 1년간의 시간과 비용이 주는 압박감으로 가득 찬 채 시험을 망쳤다.


23살, 다시 도전한 수능에서는 그 중간쯤 되는 심정이었다. 잠시 다녔던 대학과 전공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어쩌면 재수 때보다는 낫겠지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럭저럭 괜찮았다.


27살 국가고시는 편안하게 준비했고, 부담 없이 시험을 봤다. 국가고시는 평균 60점만 넘기면 되는 시험이었기에, 압박감 없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대체로 합격선이 정해진 시험들은 마음이 편한 거 같다.


그리고 38살에 본 첫 LEET는 오랜만의 시험이어서 설레었다. 좋은 점수를 기대하기보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캠퍼스 분위기를 즐기며 편하게 응시했다.


이제 이틀 후 같은 장소에서 시험을 본다. 긴장감은 덜하지만 몸은 피곤함과 스트레스를 쏟아낸다. 아마도 뒤가 없는 시험은 아니기에 극심한 부담감은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이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지도 모른다.


19살과 39살 수험생, 무엇이 다를까?

• 대학 입시가 인생의 전부였던 나 vs. 가족, 이직, 미래까지 생각해야 하는 나
• 부모님의 지원 아래 편하게 공부했던 나 vs. 스스로 돈을 벌고, 챙겨야 할 가족이 있는 나
• 온전히 공부에만 몰입했던 나 vs. 회사에서 몰래 하거나 퇴근 후 시간을 쪼개야 하는 나
• 밤을 새워도 멀쩡했던 나 vs. 밤을 새우면 다음 날 좀비가 되어버리는 나
• 성적이 세상의 전부였던 나 vs. 성적 말고도 신경 쓸 일이 너무 많은 나
• 친구들과 경쟁하며 함께했던 나 vs. 혼자 외롭게 싸워야 하는 나 • 종이책과 독서실, PMP와 전자사전이 있던 나 v 종이책과 스터디카페, 태블릿과 AI가 있는 나


이렇게 비교해 보니 확실히 다르다.

하지만 결국 시험을 앞둔 나는 똑같은 사람이다. 시험지와의 싸움이자 나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니까.


이번 주는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평소보다 조금 일찍 자고, 조금 더 일찍 일어난다. 시험 당일 최고의 컨디션을 위해 카페인도 조절하고, 영양제도 시간에 맞춰 복용한다. 이제는 조금 더 공부하는 것보다 컨디션이 점수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잘 안다.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한 능력을 발휘해 보자. 그래도 결과가 좋지 않다면, 하던 일을 더 열심히 하면서, 새로운 연구 주제를 찾고, 술 한 잔 하면서 털어내고 살아가야지.



흔들려도 괜찮은 사람의 기록. 글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