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나는 어떤 엄마일까요?
불안한 엄마의 고민
"준비성 철저한 엄마"
아이의 휴대폰에 저장된 제 이름입니다.
왜 그런 이름이 됐을까?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면, 지하철역에 도착해서 아이의 교통카드를 확인해요.
"교통카드 가져왔어?"
당연하게도 없다고 합니다.
"짜잔~" 하고 몰래 챙겨 온 아이의 교통카드를 건넵니다.
외출 중에 목이 마르다고 할 때면,
"여기 있지~" 하며 가방 속에서 물병을 꺼내주고요.
갑자기 비가 쏟아지면 우산도 척척 꺼내죠.
학교 갈 때 신발을 신는 아이에게 "준비물 챙겼어?" 물어보기도 합니다.
"응!" 자신 있게 대답하는 아이. 근데 가방에 없어요.
허겁지겁 찾아보니, 정말 잘 챙겨두었네요.
거실 탁자 위예요.
"탁자 위에 있는데?"라고 말하며 가방에 넣어줍니다.
이런 일들이 쌓이다 보니, 어느새 아이에게 '준비성 철저한 엄마'가 돼 있네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슬슬 걱정이 됩니다.
혹시 아이가 스스로 챙기는 법을 배우지 못할까 봐요.
실수하기도 하면서 그 상황을 헤쳐나가는 법을 배워야 할 텐데,
제가 너무 챙겨주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이 됩니다.
엄마가 처음이라 잘 모르겠어요.
언제까지 챙겨줘야 할지,
어떤 게 맞는지, 어떤 게 틀린지.
잘하고 있는 건지, 잘못하고 있는 건지도 혼란스러워요.
수학의 정석처럼, 엄마에게도 정답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내일은, 아이가 실수해도 그저 지켜보려 합니다.
준비성 철저한 엄마가 아니라,
실수하면서 스스로 배워나가는 아이를 응원하는 엄마로요.
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