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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꽃J Nov 07. 2024

처음이야, 네가 만들어준 음식

아이의 작품

'바른 인성, 바른 먹거리 교육'

식사량이 유난히 적은 아이의 학교에서 부모 중 한 명과 아이가 참여하는 수업.

아이들이 싫어하는 야채가 들어간 음식을 만들고, 먹어본다는 설명에,

'이건 무조건 해야 돼' 바로 신청 버튼을 눌렀었다.


보통 이런 일에 잘 참여하지 않지만, 아이를 위한 일이라면 없는 시간도 만드는 게 부모인 듯하다.

수업이 시작되고 식사예절을 배운다.

우리 집 식사 풍경을 그려보기도 하고, 즐겁게 수업에 참여한다.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던 요리시간!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요리라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샐러드와 주먹밥이 오늘의 음식이다.

깨끗이 씻긴 야채를 손으로 뜯고, 방울토마토를 반으로 자른다.

드레싱 소스를 뿌려 샐러드 요리 뚝딱!

당근을 썰고 깻잎을 손으로 찢어 밥에 넣고, 양념장을 넣어 조물조물 섞는다.

한 입 크기로 뭉쳐내면 주먹밥도 금방이다.


"부모님보다 아이가 주도적으로 음식을 하게 해 주세요"

그 말에 아이가 요리사가 되는 시간이었다.

별로 안 먹을 것 같았는데 아이도 잘 먹고,

무엇보다 처음으로 아이가 내게 해준 음식이었다.


'언제 이렇게 컸지?'

조금씩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

육아가 편해져서 좋지만, 한 편으로 이렇게 쑥쑥 독립된 한 사람으로 내 품을 떠나가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와~ 진짜 맛있어!!!"

엄지 척 제스처에 아이도 뿌듯한 표정으로 미소 짓는다.

나는 그렇게, 오늘도 가슴 시리도록 행복한 엄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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