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지를 아시나요?

이제는 나의 길을 찾아야 할 때

by 글꽃J

학창 시절, 깜지 숙제가 있었다.

일명 ‘빽빽이’라고도 불리던 그 숙제는 무언가를 외우게 하기 위해,

종이가 까맣게 보일만큼 글자를 빼곡히 채우는 것이었다.


아! 이런 걸 뭐 하려 해~ 팔 아파~ 하기 싫어~

숙제이기에 어쩔 수 없이 하기는 했던 단순노동(?)이기에, 아이들의 불만은 하늘을 찔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깜지를 쓰고 나면 외워지지 않았던 시조가, 영어단어가 툭 치면 입으로 나올 정도로 술술 외워졌다.

난 외울 생각이 없었는데,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하다 보니 그냥, 외워졌다.


대학 졸업 후, 열심히 일해왔다.

부모님 말씀대로 일하고 아껴 돈을 모았다.

한 때는 회사를 다니면서 저녁 아르바이트도 하면서까지 돈을 모았다.

나의 생각 따위, 집어넣지 않고 하라는 대로 했다.

다행히, 결혼할 때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않고 남편과 모은 돈을 합쳐 작은 전셋집 하나는 마련할 수 있었다.

어릴 때처럼, 깊이 생각하지 않고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인데, 어느새 작은 전셋집을 갖게 되었다.


오늘 아침, 하루를 허투루 보내지 말아야겠다는 강박에 일찍 잠에서 깼다.

좀 더 일찍 일어나면, 나만의 의미 있는 시간이 생길 줄 알았다. 그런데…

1분, 10분, 30분…

그렇게 가만히 앉은 채 시간은 흘러갔다.

‘글꽃아~ 빨리 밥 먹고 학교가~’

문득, 눈을 뜨면 들려오던 엄마 목소리가 그립다.

늘 내가 할 일을 콕콕 집어주던, 그 목소리가.


학교 다닐 때는 선생님이,

그 이후에는 엄마가 나에게 해야 할 일을 알려줬지만,

이제는 내가 말해줘야 한다.

그런데, 나는 나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까?

인생의 정답을 모르는 나는, 오늘도 이렇게 방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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