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지마 Nov 11. 2015

7장_교외 나들이

Sep. 05th




어바나 샴페인에 위치한 쇼핑몰, "Tanger Outlet Center"



  학교가 개강 이후로 처음으로 캠퍼스 바깥off-campus을 구경 가는 날이었다. 우리 학교가 위치한 찰스턴 Charleston에는 있어봤자 스타벅스가 다였지만, 이곳에서 차로 1시간 걸리는 어바나 샴페인 Urbana Champaign에는 있을 게 다 있었다. 


일단, 쇼핑센터가 있고. 카페베네와 한식당이 있다. 이 정도면 말 다하지 않았을까. 


카페베네에서는 심지어 김밥을 팔았고, 빙수도 먹을 수 있어!



JT오빠의 차를 얻어 타고 샴페인을 가는 내내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감탄을 터뜨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샴페인에 있는 K마트(한식 마트 이름)에서 한식을 사 올 생각에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당국에서 출국할 때, 아무리 미주 노선은 수화물이 2개까지 인정된다지만 못 챙겨 온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도착한 아웃렛은 규모가 생각보다 컸고, 살 거는 하나도 없었다. 모르는 브랜드 간판들을 후루룩 지나칠 때까지 손에 든 거는 하나도 없었다. 1달러 짜리라도 오늘을 기념할 만한 것을 찾고 싶었지만, 사기엔 어딘가 촌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물건들만 한가득이었다. 



 미국의 보통의 아웃렛 정도의 크기가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해외에는 잘 알려지지 않는 브랜드들이 즐비해 있는 와중에 홀로 빛나는 나이키가 어찌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어떤 물건을  사야지,라고 계획하고 간 것이 아니었던지라 갈팡질팡하던 중 그냥 모든 곳을 구경하자는 결론이 나왔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는 거야!



  미국의 상품들은 참 다채롭게 색상을 사용한단 생각이 든다. 일단 핑크는 무조건 있어야 해. 내 스위트 메이트들의 방만 봐도, 내가 봤을 땐 좀 튀지 않나 하는 물품들로 가득 차있다. 물론 내 취향이 너무 단조로운 걸 수도 있겠지만 :-)


  이때는 미국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무조건 돈은 안 쓰는 것'이라는 생각이 강해 눈호강만 하면서 돌아다녔다. 그래도 이왕 온 거, 학교 스포츠 센터도 크겠다 나이키에서 운동복 정도를 샀던 것 같다. 당시에 Labor day(노동자의 날)가 얼마 남지 않아 세일을 왕창 했던 덕분에 얻은 운동복을 지금(2018년도)까지도 잘 사용하고 있다. 



기숙사 데코로 많이 사용하는 영어 이니셜 우드 



내가 룸메들 방을 힐끔 훔쳐볼 때마다 부러워했던 게 바로 요거다.



이니셜 우드! 



친구들은 거의 몸통만 한 이니셜에 친구들 혹은 가족과 찍은 자신을 예쁘게 붙여놓곤 했는데, 나도 K를 하나 사서 저렇게 미국 생활의 흔적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월마트에는 안 팔고, 어디서 사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딱 발견! 심지어 민트색(내 친구들은 주로 티파니 블루라고 일컫는)이라 아주아주 마음에 들었다.


 같이 온 동생들 것까지 총 네 개를 구매하고 우리는 저녁을 먹으러 갔다.




이날은 안타깝게도 한식당은 가지 못했지만, 점심으로 간단하게 카페베네에서 김밥과 빙수를 먹었으니 충분히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왜냐하면, 버거킹에서 신문물을 영접했기 때문이다! 음료수를 구매한 우리는 자판기를 찾다가, 엄청 커다란 기계 하나를 발견했다. "Choose A Brand'를 눌렀을 뿐인데 엄청 많은 종류의 음료수가 나타났다. 그것도 신기한데 브랜드를 선택하니 오렌지부터 파인애플, 체리맛까지 또 특이한 향을 섞은 음료가 나타났다. 


오오오오!


참 바보 같았지만, 이게 뭐라고 참 신기해서 우리는 터치로 음료를 내리는 와중에도 또 "오오오오!" 놀라며 음료수를 받아왔다. 미국에서 오래 지낸 오빠들은 무척 재밌다고 웃고 있었지만, 우린 아주 진지하게 음료수 기계라 놀라웠다. 

 



  어느덧 버거킹 커다란 통유리 뒤로 해가 뉘엿 지고 있었다. 주말을 이리 즐길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 감사한 한편 '앞으로는 친구도 없으니 주말에는 기숙사에만 박혀 있겠지'라는 생각에 조금 우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로부터 거진 두 달이 흐른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을 살짝 얘기해보자면, 오리엔테이션 주를 제외하고는 11월까지 우리는 주말에 집에서 쉬는 일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현재 텀블벅에서 책 <미국 로망 깨기> 펀딩 진행 중입니다 :-)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https://www.tumblbug.com/geuljima


작가의 이전글 6장_미국 대학 적응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