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드로잉

사물의 내부 그리기

가장 좋아하는 그림인데 어디론가 사라졌다

by 글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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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의 Art 수업의 주제는 'Coloring'이었다. 1학기 때 'Drawing'을 배웠다면 이제는 색을 칠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사실 이미 브런치에는 2학기 때 그린 그림을 많이 올렸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얘를 가장 좋아하기에 한 번 올려본다.


사실 아트 수업은 시작도 전에 과제를 내줘서 나를 미친듯이 힘들게 만들었다. 겨우겨우 교수님 덕분에 들어간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매주 6시간 수업주제에 3 credit(학점) 밖에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수강취소 버튼을 누르고 싶게 만들었다.


그랬기에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하소연을 하며 그림을 그렸다. 정말 40분내내 친구에게 그리기 싫다고 하면서 챠콜로 드로잉을 했다. 사실 그림이라는 게 형체를 잡을 때까진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마치 수학 문제를 풀 때 각이 잡힐 때까지 식에 수를 들이대는 기분이랄까.


교수님의 Syllabus에 나온대로 사물의 내부를 그리기 위해 가방을 펼치곤 아래에 실내화를 끼워넣었다. 그리고 챠콜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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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0분 쯤 그렸으 때일까, 가방 안에 물건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고 정말 좀 열이 받았었다. 왜 노트 한 권 쯤은 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자 더 그리기 싫어졌다.


계속 말마다 그림 그리기 싫다고 했지만, 이때는 한 학기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수업 시작도 전에 이렇게 수업 듣기 싫으면 한 학기 어떻게 듣나, 하는 생각에 고민이 꽤 많이 들었었다.


P20160119_222102051_E8A9E2FD-D4DE-4A68-AEE7-1EAABB5C5ACA.JPG 참 불친절한 드로잉 과정


그리고 그림을 완성한 순간, 수업을 들어야겠다 생각한 스스로가 너무 변태처럼 느껴졌다. 한참 고통을 느끼다 작품 완성에 그리 마음이 돌아서다니. 역시 만족의 결과물은 사람을 간사하게 만든다.실제로 수업 시작하는 날, 교수님으로부터 꽤 칭찬을 들은 나는 이 그림이 2학기 그린 그림 통들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악세사리 그린 그림은 두 번째.)


그리고 점수를 매긴다며 그림을 가져간 교수님은 다시 그림을 돌려주지 않았다. 그걸 한국에 도착하고 나서야 깨달은 나는 눈물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요즘 이런 그림들을 보면 내가 다시 이렇게 그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곤한다. 물론 매주 시간을 투자해 그렸던 예전의 실력은 없겠지만, 토익 시험이 끝나고 나면 한 번 다시 드로잉을 시작하고 싶단 생각이 자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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