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했던 노력과 터득한 요령들
사람들이 묻곤 한다.
미국에서는 어떻게 해야 해?
참 복잡한 질문이다.
"뭐를 어떻게? 무슨 말이야."
사실 질문하는 사람도 뭘 묻고 싶은 지 모를 때가 많다.
"그냥 이것 저것."
내 지인이야 아메리카노를 다 마실 동안 10개월의 이야기를 후루룩 풀어내면 끝이지만, 혹여나 미국으로 유학이나 여행을 떠날 분들이 계실까하여 이 글을 써본다.
어머, 이건 꼭 사야하는 쇼핑 리스트나 로컬만 아는 랜드마크 말고, 내가 미국에 간 외국인으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한 것이다. 한국인인 나를 원활하게 미국 도킹하게 만드는 사소한 팁을 몇 가지 풀어보려 한다.
한국에서는 나댄다고 여겼던 내 셩걱을 미국에서는 '높은 사교성'으로 쳐준다. 외향적인 사람이야 어딜가든 잘 살지만, 오지랖 넓은 사람들에게 미국 갔다온 이들은 "너 미국 가면 잘 살겠다."라는 말은 왕왕 하곤 한다.
한국에서는 오지랖인데 미국에서는 어쩌면 상대방에 대한 배려, 호감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내가 나댄다고 아무도 뭐라 할 사람 없다. 어차피 한국인의 오지랖은 미국인 오지랖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친구들을 보며 너네 참 좋은 의미로 생각 없이 산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진 못했지만) 그렇니까 Anyway! 미국에서는 적극적으로 행동하자.
미국에서는 습관적으로 지키는 매너가 있다. 누군가 말해주지 않는다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그런 사소한 것들이지만, 난 누군가 이런 행동을 보일 때 참 존중 받는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첫 째, 레스토랑의 직원을 부르지 않고 기다리기. 일단 기다린다. 미국은 직원들의 서비스가 곧 팁tip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라도 자신에게 할당된 테이블 하나도 사사롭게 여기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저기요. 학생. 이봐요."를 남발하지 않아도 된다. 또 친근감을 유발한다며 그들을 "Hey!"라고 부르면 완전 엑스!
그저 웨이터가 이쪽을 보겠다 싶을 때 살짝 손을 들기. 그리고 눈이 마주쳤다면 씨익 미소를 보여준다면 아주 완벽!
두 번째, Sorry와 Thank you. 미안할 때 미안하다고 말하고 고마울 때 고맙다고 말하는 건 무척이나 당연한 일이지만, 미국에서는 참 이 두 개를 많이 쓴다. 우스갯소리로 "영어는 쏘리랑 떙큐만 할 줄 알면 돼"라고 유학생들끼리 할 정도니 말이다.
누군가와 어깨가 스쳤다면 sorry. 부딪칠 뻔 해도, 아직 안 부딪쳤지만 sorry. 길에 서 있는데 누군가 나 때문에 길을 잘 못 지나가도 sorry.
정말 툭 치면 습관적으로 나오는 두 단어다. 내 미국 친구들조차 "우리는 왜 이렇게 sorry를 많이 쓸까?"라며 웃곤 했다. 하지만 상대방이 던지는 이런 말 하나가 나에게는 엄청 큰 배려로 느껴져서 무척 좋았다.
미국은 정말 자유로운 나라다. 미국이 '역사적'으로 봤을 때 만인 평등하게 자유로웠다고는 말 할 수 없으나, 미국에서 '사는 것'은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자유롭다.
사대주의자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이다 :-) 내가 뭘 하든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고, 조금 멍청한 짓을 하더라도 호탕하게 웃고 넘긴다. 성인이 피카츄 백팩을 메도, 귀여운 검정색 고양이 타이즈를 신고, 통통한 몸매에 드레스나 레깅스를 입고 다녀도 아무도 상관 안 한다.
Nobody cares. Who cares?
내가 보라색 립스틱을 바르든, 반 갈라져 속옷 다 보이는 티셔츠를 입든, 음악에 심취해 길거리에서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부르든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 몰카나 기분 나쁜 시선이 짜증나서 치마를 안 입거나 지하철에서 신경 곤두설 필요 없다. (중요하니까 빨간색.)
마음이 끌리는 대로 살고, 사람들과 재밌게 떠들면서 미국을 즐기다 왔으면 한다. 길거리에서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다면, 씨익 웃어보길. 그 사람도 같이 웃어줄 테니까.
현재 책 <미국, 로망 깨기_교환학생 편>은 텀블벅을 통해 1인 출판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더 많은 미국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https://www.tumblbug.com/geulji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