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시작(時作) 느슨한 시작(始作)
18개월 내 아들의
뒷모습이 답답해 보인다
농구 코트의 운동하는 형들처럼
두발 동시에 뛰는 뜀박질을 못한다
놀이터의 그네 타는 누나들처럼
흔들리는 그곳에 올라가지 못한다
할 수 있는 게 적다는 점에서
답답하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절 절망 낙담 따위는 없다
오히려 작은 가슴속에
호기심의 별이 빛나고 있다
별빛 따라가며 세상을 탐험하는
모험가처럼 온 세상을 누빈다
길가의 꽃을 만지며
경이로운 표정을 짓는다
길목의 작은 계단을 오르며
즐거움이 넘치는 소리를 지른다
이런 방법으로
기쁨으로 하루를 색칠하고
즐거움으로 삶을 연주한다
그런 방법으로
아들의 앞모습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