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변화술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지문덕 Aug 02. 2021

그 '말'이 당신을 망치고 있습니다

작은 말 습관부터 바꾸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다


그 '표현'을 듣기 위해선, 대학시절 그곳으로 가봐야 한다.



   못생긴 남자와 잘생긴 남자 중 어느 쪽이 예쁜 여자와 사귈 확률이 높을까? 대학 때 경험을 회고해보면, 믿거나 말거나 '못생긴' 친구들의 승률이 높았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면 못생겼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매력을 길렀을 것이고, 남들은 안 하는 다른 노력을 더 많이 했을 것이다. 결국 여자가 감동하여 그 남자와 사귀게 되었을 거라는 추측이다. 실제로 필자의 친구들 중 가장 못생겼는데 대학시절 줄곧 여신과 사귀는 친구가 있었고, 하루가 멀다 하고 여자 친구 자랑을 했었다. 그 친구가 했던 말이 지금도 생생하다. ‘난 여신을 얻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거야.’ 누군지 밝힐 수는 없지만, 지금도 그 친구의 연애 스토리는 남다른 성과를 내고 있다.


   그 친구가 평소 사용하는 언어를 잘 관찰해보면 자기 스스로에게 긍정적이고 힘 있는 언어를 사용하고 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자신을 향해서 긍정적인 셀프 대화를 습관적으로 하고 있더라. 놀라운 것은 그 친구는 기분이 좋아 보였고, 자신감도 가득했다. 심지어 연애 외의 다른 분야에서도 성과가 좋을 때가 많았다. 그때 나는 언어에 '보이지 않는 힘'이 있음을 친구를 통해서 배울 수 있었다. 학과 수업 시간에 배웠던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보다 친구가 나에게 가르쳐준 언어의 '보이지 않는 힘'이 더 흥미로웠다. 마치 그 친구의 목표 달성을 위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주는 신()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였다.


   독일의 실존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말속에서 언어의 힘과 중요성이 묵직하게 느껴진다. "인간은 자신이 언어를 형성시키고 주인인 양 행세하지만, 사실은 언어는 인간의 주인으로 군림하고 있다." 언어가 인간의 주인으로 군림할 수 있다는 대목과 그 친구가 나에게 보여준 결과물들이 내 마음속에서 살포시 겹쳐지는 느낌이다.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말'이 인간의 생각, 감정, 행동을 변화 시킬 수 있다는 것. 언어가 가지고 있는 <보이지 않는 힘> 이 우리의 삶과 인생 속에 자리 잡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경험이었다.



그 '말'이 당신을 망치고 있습니다



   "우리 지점은 지금 침몰하고 있습니다. 물에 빠져 허우적 되고 있는 상황이더라도 힘을 내야 합니다. 익사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있는 힘껏 파이팅 합시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우리는 전쟁에서 지고 있습니다. 이 지독한 내리막길에서 우리는 생존해야 하고, 막다른 골목이지만 반드시 극복해야 합니다. 더 이상 어둠 속을 헤매지 맙시다." 26세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27세 지점장으로 발탁되어 첫 미션을 수행할 때 필자가 자주 했던 말이다. 지점 평가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구성원들을 자극해 열심히 일하게 하려는 의도로 했던 말들이다.


   지점의 장이 견뎌야 할 왕관의 무게는 가볍지 않았다. 같은 시간 다른 회사에 취업하여 상대적으로 편안해 보이는 막내 생활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까지 했다. 매일 매주 매월 이루어지는 지점장 회의와 평가 자료가 심(心)을 조여 왔다. 그러나 가장 강력한 고통은 "우리 지점은 지금 침몰하고 있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말' 과 그 말의 '영향력'이 주는 심리적 정신적 압박이었다. 편두통을 달고 살았으며 식욕도 줄고 주말에는 12시간 이상 잠을 자도 컨디션 회복이 되지 않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다름아닌 내가 했던 그 '말'이 나를 망치고 있었다. 우리 지점이 침몰하고 있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바로 그 말이.



말은 더 나은 삶을 위한 실을 만든다. 말을 바꾸는 것은 새로운 삶을 직조하는 것이다.



   우연이었을까 필연이었을까 그 시기에 내 마음을 울리는 한 권의 책을 만났다. 짐 론(Jim Rohn)의 '내 영혼을 담은 인생의 사계절'에서 관점을 바꾸는 은유를 깨달았다. 삶에도 '계절' 이 있다. 그리고 나는 겨울을 지나고 있다. 다음은 뭘까? 봄이다. 추위는 곧 누그러질 것이고 봄 햇살이 얼어 붇은 땅을 녹일 것이며 나는 씨앗을 심을 것이다. 지점에도 '계절' 있다. 영원한 1등 지점도 없고 영원한 꼴등 지점도 없다. 돌고 도는 것이다. 계절 처럼.




   그때부터 의도적으로 나의 말을 다르게 표현하였다. "여러분,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농사입니다. 지금은 겨울이고 우리는 봄을 준비해야 합니다. 씨앗 뿌릴 준비를 하고 체력을 비축해야 합니다. 실력을 길러 고객들에게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바닥까지 가라앉았다면 더 세게 발돋움하여 올라갈 수 있습니다. 올라갈 일만 남았습니다. 어제보다 딱 한 걸음씩 더 나아가면 됩니다" 지점 상황에 대해 보고하는 습관도 바꿨다. "지점이 꼴등이라서 패배의식이 많아요" 가 아니라 "안되는 방법들을 잘 알고 있으니 반대로만 하면 될 거예요, 기분이 조금 처지긴 하지만 하루에 한 가지씩 개선 나가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지점이 어려워서 스트레스가 많지?" 물으면 "조금 난처하지만 기회가 많고 조금만 일해도 티가 많이 나서 재미 있습니다" 라고 답했다.


   그깟 말장난으로 삶이 변한다고? 뭐가 다르다는 거지?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 말 '만' 바꾸면 당연히 변하지 않는다. 핵심은 말을 의도적으로 바꿈으로써 '감정', '사고방식', '행동'을 바꿀 수 있다면 인생을 180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말이 나에게 주는 영향력을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꾸겠다. 나를 망치는 방향이 아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말하겠다'고 다짐했다. 말을 바꾸는 노력으로 편두통이 사라졌고 식욕과 에너지가 회복되고 정신이 고양되는 경험을 하였다. <보이지 않는 힘>의 지원을 받는 경험을.


   우리가 입는 옷감은 씨실과 날실이 겹쳐지면서 직조된다. 우리의 삶도 옷감처럼 생각과 감정 그리고 다양한 행동들이 겹쳐지면서 창조되는 것이다. 이때 말은 더 나은 삶을 위한 실을 만든다. 말을 바꾸는 것은 새로운 삶을 직조하는 것이다.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말은 우리의 생각과 감정에 맞닿아 있다. 새로운 방식으로 내뱉는 말은 우리가 사고하고 느끼는 방식과 행동하는 방식을 변화 시킨다. 변화된 생각과 감정이 서로 얽혀 행동이 되고 더 나은 옷감으로 우리의 삶을 채우게 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