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100년 역사를 향한 첫 10년

두 번째 10년은 더 뜨겁게 함께 걸어요

by 글지문덕




종이와 펜

사람 때문에 사회생활이 힘든 시기가 있었다(물론 여전히 지금도 사람이 힘들다). 일이 힘든 것보다 사람이 힘든 것이 훨씬 고달플 수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일이 힘든 건 참겠어. 근데 사람이 힘들면 말이야... 하여튼 그 인간은 정말... 으...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견디는 것에 일가견이 있는 나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끊임없는 갈등으로 쓰러질 지경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에서 물도 없이 버티는 느낌이었다.


이때 생긴 습관이 있다. 종이와 펜을 들어 욕을 쏟아 내는 것. 종이에 게릴라 폭우를 내리듯 감정을 쏟아내는 것. 그리고 그 종이를 갈퀴갈퀴 찢어서 버리는 것. 나에게는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이렇게 고통을 배설하는 행위로 어느 정도 효과를 보았다.




2021년 8월 2일에 시작된 관계

써서 버리는 일로 효과를 경험해 본 나는 더 강한 걸 원했다. 더 본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걸 찾았다. 이때 어떤 생각이 스쳤다.


브런치에 한번 써볼까?


고통스러운 생각들이 머릿속을 떠다닐 때. 일과 관계에서 벽에 부딪힐 때. 그래서 괴로울 때. 이런 것들을 한 편의 에세이로 승화시키는 시도를 해보면 어떨까 싶었던 것이다. 그래. 내가 겪었던 어두운 경험이 주는 교훈을 글로 남겨보자. 숙고하고 사유하고 잘 포장해서 브런치에 담아 보자. 이런 마음으로 우리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놀랍게도. 깊은 내면이 치유되는 것을 느꼈다. 주변에서 좋은 일 있냐고 물어보고. 거울을 봐도 얼굴에 생기가 도는 느낌이었다. 보너스로 독자의 응원과 공감으로 위로를 받으니, 기분도 한결 좋아졌다. 나도 좋고 독자도 좋은. 꿩 먹고 알 먹는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고마워요 브런치)




100년 역사를 향한 두 번째 10년

고집스럽고 묵묵하게 브런치 웨이를 걸어온 브런치 관계자 모든 분들에게 경의와 박수를 보낸다. 좋은 글에 대한 믿음과 진심이 느껴지기에 수많은 브런치 작가가 동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축하합니다. 브런치 100년 역사를 향한 첫 10년. 이 의미 있는 1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요즘 내 화두는 마흔 이후의 삶이다. 길고 긴 길을 단단하고 의미 있게 걷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 여정을 브런치와 동행하고 싶은 마음이다. 고집스럽고 묵묵하게. 지금까지 브런치가 보여준 것처럼.


나는 운이 좋게도 좋은 문장의 힘. 글쓰기의 맛을 본 사람이다. 비밀이지만, 그 힘과 맛이 브런치에 가득한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브런치 100년 역사를 향한 두 번째 10년. 그 위대한 두 번째 걸음을 함께 하고 싶다.


브런치랑 함께하며
별처럼 빛나는 글들을
세상에 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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