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칙연산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시작할 때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무슨 말을 먼저 써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단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더하기 빼기 문제를 풀듯이, 글쓰기도 한 단계씩 차근차근 해나가면 된다. 대체 글쓰기와 사칙연산이 뭐가 비슷하다는 걸까?
첫 번째, 거침없이 직관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덧셈 문제를 풀 때 너무 오래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규칙대로 계산하면 답은 자연스럽게 나온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쓰려고 하지 말고, 떠오르는 대로 일단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써봐, 틀린 게 있으면 고치면 되지”라는 말은 내가 수업에서 자주 하는 말이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은 난처한 표정을 짓곤 했다. 그래서 나는 덧붙였다. “덧셈이나 곱셈 문제 푼다고 생각하면 돼.” 수학보다는 부담이 없어서인가? 이렇게 설명하면 아이들은 체념한 듯 무언가 알겠다는 표정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산수를 풀듯 거침없이 적어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글 속에서 내 이야기가 보이기 시작하고, 글쓰기를 시작했다는 것조차 알아채지 못할 만큼 쭉쭉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두 번째, 반복할수록 익숙해진다.
처음 덧셈을 배울 때는 계산 속도가 느릴 수 있다. 하지만 자주 연습하다 보면, 5+7 같은 문제는 거의 자동으로 풀리게 된다. 글쓰기도 비슷하다. 처음엔 한 문장을 쓰는 것도 힘들지만, 자꾸 쓰다 보면 망설임이 점점 줄어들고, 어느새 문장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걸 느낄 수 있다. 쉽게 쓰인 글은 없지만, 어렵고 느리게 쓴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자주 쓰고, 아무 말이나 튀어나오는 연습을 할수록 표현이 익숙해지고 글쓰기가 손에 익으며, 자신만의 스타일이 만들어진다.
세 번째, 단순하지만 응용이 무한하다.
덧셈과 뺄셈, 곱셈과 나눗셈은 단순한 개념이지만, 복잡한 문제를 풀 때 이것들을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 글쓰기 또한 짧은 문장과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하지만, 그로부터 무한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을이 왔다”라는 단순한 문장을 썼다고 해보자. 여기에서 "가을이 천천히 오고 있다", "천천히 오는 가을처럼 모든 게 천천히 저문다", "마음이 천천히 저문다", "가을은 나를 저물게 한다" 등등 문장을 확장하고 응용할 수 있다. 이렇게 단순한 사실을 기록한 문장이 감정으로 확장되거나, 다양한 장르로 응용되는 것이다.
네 번째, 반복과 연습을 통해 향상된다.
앞서 말한 응용이 가능하려면 끊임없는 연습이 필요하다. 수학 문제를 많이 풀면 더 빠르고 정확해지듯이, 글도 자꾸 쓰다 보면 점점 나아질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짧은 글부터 시작하지만, 조금씩 더 길고 복잡한 글도 자신 있게 쓸 수 있게 된다. 꾸준함을 이기는 것은 없다 라는 말처럼 글쓰기도 계속 쓰고 고쳐 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향상된다.
다섯 번째, 기본기가 중요하다.
덧셈과 뺄셈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복잡한 문제를 풀 수 없듯이, 글쓰기에서도 기본적인 문법과 문장 구조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글이 더 읽기 쉬워지고 전달력이 좋아지려면, 기본기가 정말 중요하다. 아무리 멋진 글감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도, 기본기가 부족하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기본기를 탄탄히 다져야, 글이 자유로워지고 내가 하고 싶은 말도 정확히 전할 수 있다.
이렇듯 사칙연산과 글쓰기는 서로 닮았다. 거침없이 시작하고, 반복하며 익숙해지고, 기본을 지키면서 무한히 응용할 수 있는 글쓰기. 그 과정에서 피드백을 통해 성장하는 글쓰기는 수학 문제를 푸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덧셈을 배우지 않고 뺄셈으로 넘어갈 수 없고, 덧셈과 뺄셈을 배우지 않고는 곱셈과 나눗셈을 할 수 없듯이, 글쓰기에도 단계별 원리가 있다. 나는 이를 글쓰기의 사칙연산, '글칙연산'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글칙연산의 원리를 익히고, 그 순서대로 반복적인 실습을 해나간다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은 점차 사라질 것이고 생각을 거침없이 펼쳐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