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씨〉 출간!

by 글쌤 류민정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9602245



드디어. 마침내. 결국엔. 기어코.


〈이야기씨〉가 세상에 나왔다.


POD 방식으로 나왔기 때문에 교보문고에 등록 후 내돈내산 해보니 열흘 뒤에야 내 손으로 왔다.

IMG_6380.JPEG

<이야기씨>는 감상화시로 나오는 12번째 책이다.


묵힌 시간 총 10년.

2년 정도 궁리만 하다가, 1년 동안 작업했다.


10년 동안 서랍 속에서 만들어야지 만들어야지 수십 번 다짐만 했던 그 이야기인데.

감상화시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제대로 된 나의 책을 만들고 싶다'는 다짐이 드디어 이뤄졌는데!

생각보다 별 게 아닌 기분이 들어 혼자 시무룩하다.

아쉬운 것만 보이고 못한 거, 이상한 거만 보인다. 아이들이 자기 책을 '흑역사'라며 외면하는 이유를 이제야 공감한다!

IMG_6415.JPEG
IMG_6416.JPEG

〈이야기씨〉는 '아무나 씨'가 이야기를 찾아 '아마도 섬'을 여행하는 이야기다.

책을 소개하는 이 한 문장에 이야기가 세 번이나 등장할 정도로, 이 책은 이야기에 진심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야기를 찾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결말도 없고, 기승전결도 없다.


'시적인 느낌'이다, '은유적인 이야기'다.

이런 말들로 피하고 싶었는데 결국 내가 아무나 씨였다는 얘기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이야기를 꺼내는 과정과, 이야기를 하려는 태도와, 이야기를 말해보려는 의지에 대해 쓰고 싶었던 것이다.


난 아무나 씨다.

무언가를 찾아야 할 것처럼 살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원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 — 이걸 찾아야만 제대로 살 수 있을 것 같은 감각.


그런 기분들에 대해 여러 사람에게 토로하고, 글을 쓰고, 불안해하면서 어느 순간 알게 되었다. 찾는 것과 바라보는 것은 다르다는 걸. 무언가를 반드시 발견해야 한다는 압박 없이, 그냥 계속 바라보는 것. 그게 아무나 씨의 여정이었고, 어쩌면 나의 여정이기도 했다.

IMG_6418.JPEG

글쌤으로 살면서 나는 아이들에게 늘 물었다. 너의 이야기가 뭐야? 어떤 걸 느꼈어? 그런데 정작 내 이야기를 꺼내는 일은 자꾸 미뤘다. '넌 책 안 만들어?' '쌤 책은 뭐예요?' 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웃고 넘겼다. 언젠가, 언젠가 하면서. 누군가 나를 알아채주기를 바라고, 뽑아주길 바라면서.


더는 미룰 수 없다 하고 터져 나온 나의 의지가, <이야기씨>에 담겼다.

IMG_6428.JPEG
IMG_6426.JPEG
IMG_6423.JPEG

그렇다면 <이야기씨> 이후의 나의 아마도 섬은 어떻게 될까.


최근에 나는 완성된 이야기가 아닌 발견하고 만들어가는 '감상수집가' 라는 단어를 찾았다. 감상을 수집한다는 건 단순히 느낌을 모으는 일이 아니다. 내 안에 쌓인 것들을 직면하고 받아들이며 아껴주는 일이다. 〈이야기씨〉는 이러한 내 직면의 결과물인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꺼내던 글쌤인 내가 욕심과 불안을 내려놓고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걸린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감상화시의 열두 번째 책이자, 류민정의 첫 번째 그림책.


각자의 아마도 섬을 그릴 수 있기를 바라며.


"이야기는 아무나 가지고 있어요, 아마도."

IMG_6433.JPEG



매거진의 이전글올해 3권은 반드시 나온다